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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리딩뱅크' 기업은행…2년 공들인 혁신금융 플랫폼 살펴보니


입력 2019.08.01 15:09 수정 2019.08.01 15:12        박유진 기자

2218곳 애로사항 반영한 중기 경영 플랫폼 'BOX' 오픈

김도진 행장 "중기 자금력 열세 극복 중대 전환점 될 것"

수백억 예산들인 중기 경영 플랫폼 BOX 오픈
기업 경영 관리 원스톱(One-Stop) 서비스 구축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창립 58주년 기념식에 BOX 론칭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은행과 생산자, 공급자가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 공간 안에서 경영지원이 필요한 각종 솔루션을 제공받아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구조가 가장 큰 장점이다. 제품의 생산과 판매, 마케팅과 같은 기업의 본질적인 활동을 박스(BOX)가 지원한다."

IBK기업은행은 1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 소재 은행 본점에서 BOX를 선보인 뒤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기업은행은 창립 58주년을 맞아 160만 기업 고객을 위해 디지털 경영지원 플랫폼을 선보였다.

Box 플랫폼에는 기업 운영에 필요한 생산·출고·마케팅·판매 관리 시스템부터 회계·재무·인적자원 시스템 및 정보가 제공된다. 또 국내 모든 정책자금을 추천해주는 금융 솔루션이 진행된다. 은행과 생산자, 공급자 등이 함께하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해 정부의 혁신금융 지원 기조에 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221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경영 애로사항을 파악한 뒤 2년에 걸쳐 플랫폼을 제작했다. 여기에는 판로 개척부터 쇼핑몰 관리, 부동산 정보, 채용관리, 거래처 모니터링, 회계 업무까지 하나의 플랫폼에 진행할 수 있는 원스톱 (One-Stop) 서비스가 구축됐다.

이승진 IBK기업은행 차장은 "(쇼핑몰 관리 서비스) 전자상거래업체들의 경우 선풍기를 판매한다 치면 재고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선 각각의 오픈마켓(지마켓·11번가·옥션 등)에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면서 "BOX는 이들 쇼핑몰과 제휴된 업체를 통해 통합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BOX는 기업은행 고객뿐만 아니라 전 중소기업 모두 이용 가능하다. IT와 제조업 관련 뉴스와 거래처 명함관리, 직원관리, CEO 라운지 등을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데일리·Daily)와 개별 건당 요금으로 과금되는 개별 BOX가 있다. 쇼핑몰 관리 서비스나 세금계산서 발행 등을 이용할 경우 유료로 진행되지만 기존에 사설 업체에서 제공해주는 솔루션 사용료보다 약 10~20%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장은 "중소기업에서 새로운 거래처를 뚫으려 할 때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업의 상태나 품질 등이 우수한 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며 "생산자들이 안심하고 거래를 맺을 수 있게 플랫폼 이용 시 판로 개척 때 기업에 대한 각종 정보를 표준화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서 이러한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표자가 곧 경영자에 해당되는데 인력과 비용 구조상 회계와 재무 전문가를 영입하지 못해 자금력에서 전문성과 투명성을 갖추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서비스 품질에 대해서도 각각 차이가 나타는 상태로 플랫폼 이용 고객들끼리 이를 평가해 통일된 양식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차장은 "기업의 업력과 거래 안정성 등에 대해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제품 품질 정보 제공 시 오픈마켓에서 운영하는 파워셀러나 우수셀러 제도처럼 별점 제도를 운영해 디자인이나 제품 완성도도 평가한다"고 말했다.

BOX는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된 디지털 경영지원 플랫폼이다. 비슷한 서비스로 KB국민은행의 'KB브릿지', 신한은행이 오는 9월 출시할 '혁신금융 플랫폼' 등이 있지만 정책자금 정보 제공량 차원에서는 기업은행의 제공 범위가 제일 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장은 "중소기업도 업무 생산성 및 인력 효율화 차원에서 디지털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플랫폼을 이용하게 될 경우 업무 생산성 증대는 물론이고 기업의 생산성 확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디지털 혁신을 통한 중소기업 재도약'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성장과 중기 도약을 위한 디지털화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빅데이터나 전자상거래, CRM(고객관계관리) 이용 수준은 3.6%로, OECD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정부는 독일 산업에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인더스트리 4.0'를 표방해 국내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고 있는 만큼 국책은행 차원에서 이를 보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싱가폴의 경우 이미 비슷한 서비스를 은행에서 제공 중이다.

싱가폴 OCBC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을 위한 웹 기반 대시보드(Dashboard)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OCBC 은행은 디지털 뱅킹 플랫폼을 포함해 40개가 넘는 비즈니스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회계와 판매, 재고관리, 마케팅, 인적자원 제공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덜 돼 있는 중소기업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 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BOX를 통해 기업은행의 모든 역량과 핵심 자산을 공유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인력, 정보력, 자금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도약의 토대를 구축하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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