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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걱정하면서 '남한쌀'은 안받겠다는 北


입력 2019.07.25 05:00 수정 2019.07.25 05:50        이배운 기자

8월 한미연합훈련 문제삼아 인도지원 쌀 수령거부 의사

통일부 "북측 입장 확인중"…주민 식량난 가중되나

8월 한미연합훈련 문제삼아 인도지원 쌀 수령거부 의사
통일부 "북측 입장 확인중"…주민 식량난 가중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농업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내달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남한의 식량지원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내 식량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굶주림을 방기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국내산 쌀 5만톤을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관련절차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북측은 최근 WFP와의 실무협의 과정에서 8월 예정된 '19-2동맹' 훈련을 문제 삼으며 쌀 수령 거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24일 "WFP가 북한과 실무협의 과정에서 북한 내부에 이러한 입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WFP를 통해 북측 입장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북측의 거부 입장이 공식화 될 경우 식량수송은 전면 차질을 빚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식량지원 거부는 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15일 유엔식량농업기구 등 유엔 산하 5개 기구가 공동조사해 발표한 '2019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절반가량은 지난 3년간 영양결핍에 시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고서는 식량생산량 정체, 극심한 가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등 악재가 겹쳐 올 3분기에 식량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북한을 식량안보 '고위기' 9개국 중 하나로 분류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농업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내부적으로도 가뭄에 따른 식량난에 대해 위기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최근 조선의 서해안과 중부 내륙의 대부분 지역에서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심한 가물(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농작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일 "중부 이남 지역에 가물을 극복할 정도의 비는 내리지 않을 것이 예견된다"며 "농작물이 이제 더 가물 피해를 받는다면 수확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5월부터 '가물에 의한 농작물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에 떨쳐나섰다', '가물 피해막이 대책을 철저히 세우자', '식량위기를 몰아오는 이상기후현상' 등 가뭄 피해를 우려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고있다.

한편 북한이 내달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북미실무협상 개최를 앞두고 대미 기선제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비핵화 이행방식에 대한 셈법차이를 여전히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측이 먼저 새로운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대화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표출한다는 것이다.

또 협상 전에 요구사항을 제시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고, 남한의 식량지원을 수용함으로써 약자적 입장이 부각되는 것을 피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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