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여의도연구원, 국회 신뢰도 제고 방안 논의
양정철 "총선 병참기지"…양정철 "혁신본부" 각오
양측 '일하는 연구원장' 보여줘야 할 필요성 맞아
민주·여의도연구원, 국회 신뢰도 제고 방안 논의
양정철 "총선 병참기지"…양정철 "혁신본부" 각오
양측 '일하는 연구원장' 보여줘야 할 필요성 맞아
정쟁과 대립이 일상화된 국회에서 정책과 비전을 주제로 머리를 맞대는 새로운 모습이 연출됐다. 여야 5당 정책연구원 원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싱크넷'을 구축하는 업무협약(MOU) 체결과 함께 국회 신뢰도 제고 방안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박진 미래연구원장을 비롯해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 김세연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 홍경준 바른미래당 바른미래연구원장, 천정배 민주평화당 민주평화정책연구원장, 김정진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장 등은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갖고 이같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여야 5당 연구원장들은 '국회 신뢰도 제고 방안'을 주제로 연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중간 점검 성격의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지방자치단체 산하 연구기관과의 다자 간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공동의 정책 개발과 세미나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이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주제와 관련해 여야 5당 싱크탱크가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연구해 나가기로 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정책과 비전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데 의견 일치를 보게 되어 소중하고, 향후 정치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도 "공동 과제로 진행 중인 내용이 있는데 어떻게 진행할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며 "각 당의 정치적인 부분보다는 국회의 신뢰를 제고하는 방안을 포함해 건설적인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민주연구원은 총선 병참기지 역할을 하기로 했다'는 기자의 말에 "여의도연구원은 한국당의 혁신본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여야 연구원장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데는 이들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점도 작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 원장의 경우 서훈 국정원장과의 비공개 회동 사실이 공개돼 눈총을 받았다. 이후에도 지자체의 정책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박원순 시장·이재명 지사·김경수 지사를 비롯한 대권 주자들을 직접 만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양 원장이 민주연구원장직을 명분 삼아 총선과 공천에 개입할 것이란 의혹 어린 시선도 적지 않았다. 이에 양 원장이 야당 연구원과의 협력에 나선 것도 자신을 둘러싼 불편한 시선을 씻어내고 '일하는 연구원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연구원과 지자체 연구원의 업무협약을 '관권선거' 우려가 있다고 비판하던 김 원장이 양 원장의 제안을 선뜻 수용한 데도 정치적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양 원장의 등판으로 싱크탱크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양 원장의 광폭 행보를 견제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김 원장의 개혁적 성향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당이 오랜 국회 파업으로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 원장 역시 '일하는 연구원장'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최순애 정치평론가는 이같은 분석과 함께 "양 원장과 김 원장 모두 젊은 축에 속하는 사람들로서, 기존과 다른 정치 문화와 정치 행위를 보여주고 있다"며 "정치권 전체가 진일보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생산적으로 협력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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