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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장관, 한미연합사 평택이전 승인…대북 억제력 약화되나


입력 2019.06.03 15:19 수정 2019.06.03 15:21        이배운 기자

국방부 "연합사 본부를 험프리스 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승인"

전문가 "한국을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 흐려진듯…북한의 오판 위험 커져"

국방부 "연합사 본부를 험프리스 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승인"
전문가 "한국을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 흐려진듯…북한의 오판 위험 커져"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3일 서울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한미연합사령부 본부를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국방부는 3일 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양 장관은 연합사 본부를 험프리스 기지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연합사의 대비태세와 한국 정부가 추진중인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원활한 진행이 보장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이어 "양 장관은 연합사 본부의 험프리스 기지 이전에 따른 제반 사항은 한미 공동실무단 운용을 통해 구체화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양 장관은 긴밀한 공조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에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무,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해부터 용산 미군기지인 메인포스트에 있는 연합사를 국방부 영내로 이전할지, 평택기지로 옮길지를 놓고 협의를 진행해왔다.

당초 연합사는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지난해 11월 부임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은 국방부 공간이 협소하고 여러 건물로 분산 이전되는 것은 업무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재검토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 전경.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 군사·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한미연합사의 평택 이전은 대북 전쟁억제력 및 한미동맹 결속력의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 섞인 관측을 내놓는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공격 시 미군의 개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명분은 미군이 공격을 당하느냐다"며 "미국 대통령은 자국 군인이 공격당하면 의회 승인 절차 없이 전쟁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그래서 선대들은 북한이 서울을 공격하려면 동두천·의정부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곳에 미군을 주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마지막 '인계철선'인 연합사마저 서울을 떠나면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하기 전에 미군이 꼭 나서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북 전쟁 억제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은 유사시 당연히 미군이 자동 개입한다고 생각하지만 한미동맹이 흔들릴수록 개입 여부도 불투명해지는 것"이라며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미국과 싸우는 것이고 이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인데 정부가 스스로 허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발발하면 최전선에서 싸워줘야 할 미국 2사단이 이미 평택으로 물러났다"며 "가뜩이나 한미 결속력이 약해지는 마당에, 연합사의 평택 이전은 주한미군 결정권자들이 한국을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흐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경기 북부에 있던 인계철선은 서울로 물러났지만 확장된 인계철선으로써의 상징성은 있었다"며 "이마저 후방으로 빠지는 것은 '남한에 전쟁을 걸어볼만 하다'는 북한의 오판을 야기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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