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12.5%·외부 결제 수수료 3%까지
'최저가보장제'를 통해 배달음식업체 경영간섭
수수료 12.5%·외부 결제 수수료 3%까지
'최저가보장제'를 통해 배달음식업체 경영간섭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최근 '갑질경영'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억원 과징금 처분 내용이 포함된 심사보고서를 받는 등 파장을 일으키면서 정부의 상생경영 기조를 역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빠르게 성장한 배달앱 시장에서 딜리버리히어로가 1위 업체의 독주를 막기 위해 무리한 제도를 운영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요기요·배달통·푸드플라이를 운영하는 글로벌 배달앱 업체다.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로, 40개국에서 28개 배달앱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요기요'로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4년 '배달통', 2017년 '푸드플라이'를 잇따라 인수했다.
13일 소상공인연합회와 리서치랩이 발표한 '온라인 배달업체 이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로 집계됐다. 요기요와 함께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기 때문에 사실상 44.3%를 점유한 상황이다.
음식 배달시장은 2017년 15조원가량에서 지난해 20조원 이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중 배달앱을 사용한 음식배달시장도 2013년 3347억원 이용자 87만명에서 지난해 3조원 이용자 2500만명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처럼 배달앱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업계 1위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정보 집계를 보면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2015년 매출액은 각각 495억원, 404억원 이다. 2016년 우아한형제가 매출액 848억원을 달성할 때 딜리버리히어로는 52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의 경우 3배의 매출 격차가 벌어졌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319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1626억원) 대비 96.4%나 성장했다. 하지만 딜리버리히어로의 지난해 매출액은 1233억원으로 전년(953억원) 대비 29% 성장하는데 그쳤다.
배달앱은 주문결제에 따른 수수료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요기요는 수수료 12.5%에 외부 결제 수수료 3%까지 하면 15.5%의 수수료를 챙겨 간다. 배달통은 기본 광고비 1만~7만원과 중개 수수료 2.5%와 외부 결제 수수료 3%를 더한 총 5.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대신 지난해 11월부터 1만원 이하 주문건에 대한 수수료를 없애고 계약업체들의 가게운영과 음식배달에 필요한 물품을 최대 60%까지 저렴하게 제공하는 알뜰쇼핑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변화를 택한 우아한형제들과 대조적인 행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우아한형제들은 계약업체들에게 균등한 화면 노출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2015년 8월 주문중개수수료를 폐지했고, 올해 3월에는 입찰식 광고상품 슈퍼리스트를 제거했다. 이후 총 음식주문 금액의 6.8%만 수수료로 받는 오픈리스트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지역 기반의 노출 광고 '울트라콜(월 8만8000원)'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 1분기 공정위로부터 '거래상지위남용' 건으로 심사보고서를 수령한 것으로 알렸다. '최저가보장제'를 통해 배달음식업체 메뉴와 상품에 관여하면서 경영에 간섭했다는 이유에서다.
요기요가 최저가보장제 위반 사실이 확인 된 경우 해당 배달음식점에 경고와 시정요구를 하고, 불응 시 해당 음식점을 휴무 처리해 요기요에서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불이익을 줬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실제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최저가보장제를 준수하지 않는 배달음식점 144개를 적발,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공정위는 '행위 금지 명령'과 과징금 25억원 부과를 통보하고, 검찰에 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배달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배달앱 시장이 표면적으로는 자영업자들과의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배달앱의 광고비·수수료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자체 앱은 일정 금액의 결제 수수료가 필요하겠지만 '배달 중개'로 인한 수수료에 비하면 가맹점주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면서 "배달앱 서비스 업체들도 무한정 등록 업체를 늘리는 마케팅 정책보다는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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