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묶이고 온라인에 치이고…오프라인 유통 중 대형마트만 마이너스 성장세
계속되는 최저가 경쟁에 수익성 악화 악순환 반복
규제에 묶이고 온라인에 치이고…오프라인 유통 중 대형마트만 마이너스 성장세
계속되는 최저가 경쟁에 수익성 악화 악순환 반복
대형마트가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신규 출점 및 의무휴업 등 규제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라인 시장에 가격 경쟁력까지 밀리면서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13일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유통업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증가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에서는 편의점과 SSM, 백화점 매출이 상승한 가운데 대형마트만 3.1%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을 7년째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대형마트의 신규 출점 및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등의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매장 수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일부는 비효율 점포 정리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매장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도 대형마트 부진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신선식품마저 새벽배송 등을 앞세운 온라인 시장의 공세에 점차 시장점유율을 빼앗기는 추세다.
수년째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 들어서는 온라인과의 최저가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는 국민가격, 롯데마트는 극한가격이라는 콘셉트로 온라인과의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대표 품목 몇 개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에 비해 유통과정이 단순하고 규모의 경제까지 갖추게 되면서 정면 승부도 어렵게 된 것이다.
아울러 계속된 할인 정책으로 마케팅 비용이 대폭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 우려도 나온다. 최근 2년간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따른 인건비 상승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 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롯데마트의 경우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대비 3.4% 상승했지만 국내 기존 매장 실적만 놓고 보면 오히려 3.6% 감소했다. 대신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점포의 매출이 4.3% 증가하면서 내수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부활이 현재 대형마트업계의 고민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통큰치킨은 일반 판매가 7810원이며, 엘포인트 회원은 5000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시중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배달비를 포함한 1마리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25% 수준인 셈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말 통큰치킨을 부활시켜 일주일 만에 12만마리를 완판했다.
이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 위협을 이유로 할인 행사 자제를 요청했다. 앞서 통큰치킨이 처음 나왔던 2010년에도 비슷한 논란으로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반대로 흐르고 있다. 지난 3월에 이어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통큰치킨 앵콜행사를 진행했다. 또 향후 매월 일주일씩, 이벤트성으로 통큰치킨을 판매한다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판매를 중단했던 2010년 당시 보다 통큰치킨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데다 대형마트도 생존을 위해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더해진 결과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일각에서는 초저가 경쟁 타이틀로 미끼상품을 앞세운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업종 특성 상 온라인과의 가격 경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일단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여야 하는데 미끼상품 마저도 반응이 없다면 더 이상 마땅한 대안을 찾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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