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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파' 조동철 금통위원 "낮은 인플레이션 우려해야 할 시점"


입력 2019.05.08 15:00 수정 2019.05.08 15:12        부광우 기자

"인플레이션 둔화, 투자 수익률 하락시키는 추가 요인"

"통화정책 운용 폭 축소…디플레이션 발생 위험 증대"

"인플레이션 둔화, 투자 수익률 하락시키는 추가 요인"
"통화정책 운용 폭 축소…디플레이션 발생 위험 증대"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한국은행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한국 경제의 낮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수년째 한은의 목표치를 밑도는 등 우리나라의 낮아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장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경우 우리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조 위원은 20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목표 수준을 큰 폭으로 하회하고 있는 이른바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 시장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의 둔화가 이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염려했다. 이 같은 장기 금리 하락이 계속되면 통화정책의 영역이 축소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위원은 "현재 10년물 국채 금리는 우리 경제가 연 2%의 안전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 기회조차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잠재 성장률 하락에 따라 투자의 실질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의 둔화는 투자의 명목수익률을 더욱 빠르게 하락시키는 추가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0%와 장기금리 수준 사이에서 운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 금리의 하락은 통화정책 운용의 폭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만일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장기 금리가 0%에서 멀지 않은 수준까지 하락해 전통적인 금리 정책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우리에게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없이 장담하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위원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이 2012년 이후 7년 내내 목표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올해와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조 위원은 "경기 지표가 불안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상당 기간 하회하는 상황에서도 물가 안정보다 금융 안정을 고려한 보수적 정책 기조가 유지된 적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결과 금융 시장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게 되며, 이는 장기 금리의 하락을 초래함으로써 통화정책 공간을 축소시켜 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 금리가 0%에 가까워질수록 통화정책의 운용 여지는 축소되는 반면, 금융 시장은 상대적으로 작은 충격에도 크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이처럼 저금리 하에서 금융 시장이 수시로 불안정해질 경우 금융 안정을 고려한 통화정책은 보수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복귀시키기 어렵게 함으로써 저금리 환경을 더욱 심화시키는 축소 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런 축소 순환의 지속은 우리 경제에 예상하지 못한 부정적 충격이 가해질 때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위험을 증대시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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