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층 및 여성 비중 늘고, 프리미엄 제품 매출 증가하면서 성장세 견인
한류 영향으로 한국 식문화 관심↑…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서 선전
20~30대 젊은층 및 여성 비중 늘고, 프리미엄 제품 매출 증가하면서 성장세 견인
한류 영향으로 한국 식문화 관심↑…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서 선전
한 때 ‘아재술’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막걸리가 젊은 술로 탈바꿈 하고 있다.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신제품이 잇따르면서 소비층이 젊어진 데다, 한 병에 1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한류 영향으로 외국에서도 막걸리 붐이 일면서 일각에서는 막걸리가 제2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2일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탁주 매출액은 3087억원으로 전년 동기 2675억원과 비교해 15.4% 늘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해 막걸리 매출이 전년 대비 16.6% 증가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24.6%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막걸리는 2011년 항암 성분인 파네졸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결과와 더불어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붐이 일었다. 그러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2016년에는 출고량이 40만㎘ 이하로 떨어졌다.
2017년에도 주류 전체 카테고리 매출이 5% 이상 증가한 가운데 유독 막걸리 매출은 수입맥주 강세 등의 영향으로 5.5% 감소한 바 있다. 하지만 1년여 만에 주류 중 가장 높은 신장세를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동안 막걸리의 주요 소비층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으로 뚜렷했고, 장수막걸리 등 스테디셀러가 많아 변화가 적은 시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업계 1위인 장수막걸리가 20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고 서울탁주, 국순당 등 업계 대표주자들도 잇따라 신제품 출시 행렬에 동참하면서 젊은 층들의 소비가 늘기 시작했다. 또 1000원대 가격에서 벗어나 고가 제품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이마트의 경우 막걸리 구매고객 중 20~30대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5%에서 2018년 29%로 1년 새 4%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63%에서 68%로 5%p 늘어났다.
프리미엄 막걸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1만원 이상 고가 막걸리 상품가짓수도 2017년 1종에서 올해 3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9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해창막걸리의 경우 한 병에 1만4800원으로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몇 배나 비싸다.
막걸리 중 판매가가 3000원 이상인 상품이 이마트 전체 막걸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5.1%에 불과했지만 올 1분기에는 17.4%로 껑충 뛰었다. 올 1분기 3000원 이상 막걸리의 작년 동기 대비 매출신장률이 269.5%에 달한다.
신근중 이마트 주류팀장은 “수요 및 매출 감소로 시름이 깊던 막걸리 업계가 트렌디한 신상품과 고급 라인업을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며 “막걸리가 올 한해 이러한 고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가 2019년 주류업계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수시장 뿐 아니라 해외 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드라마 및 영화를 통해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다양한 맛과 활발한 현지 마케팅이 시너지를 내면서 막걸리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1241만달러로 2017년 1224만7000달러 대비 1.3% 상승했다. 상승폭은 적지만 2011년 정점을 찍은 이래 매년 감소세를 보이던 막걸리 수출액은 지난해 7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한류 붐이 확산되고 있는 동남아 국가로의 수출액이 증가세를 보인 덕분이다.
특히 캄보디아의 경우 2014년 8558달러 규모였던 막걸리 수출액은 2017년 5만6971달러로 6배 넘게 늘었다. 알밤 및 유자 막걸리가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바나나, 복숭아 등 과일 향을 첨가한 제품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달 발간한 탁주 보고서를 통해 “캄보디아는 현지 전통시장 내 냉장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대형유통매장과 한국식당을 중심으로 막걸리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며 “동남아 소비자들은 주로 전통시장에서 식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국산 막걸리가 현지 전통시장에서도 판매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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