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창업주 손자 마약 투약 인정…'재벌3세' 마약파문 일파만파

인천지방경찰청, SK그룹 손자 최씨에 구속영장 신청

'해외 체류' 현대 창업주 손자도 수사선상…"소환 요청"

SK와 현대·남양유업 등 재벌가 3세들의 마약투약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1살 최영근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고(故) 최종건 전 SK그룹 회장의 손자인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이모씨(27) 등으로부터 18차례에 걸쳐 마약류인 대마초와 액상대마를 구입해 18차례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최씨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대마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양성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사실 확인을 위해 최씨의 모발 등에 대한 정밀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씨에게 대마를 판 이씨는 지난 2월 경찰에 붙잡혀 구속된 상태로, 경찰은 이씨로부터 구입 의뢰를 받고 대마를 판매한 혐의가 있는 A씨도 검거할 예정이다.

수사당국은 또 이씨로부터 액상대마를 구입한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 29살 정 모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정 씨에 대해 소환을 통보할 계획이다. 경찰 측은 “정씨를 설득해 귀국하게 할 예정”이라며 “귀국하지 않을 경우 여권 취소 조치 등 강제적 방법이 있지만 일단 최대한 설득해 소환조사를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씨뿐만 아니라 정씨의 여동생 역시 지난 2012년 8월 친구 홍 모씨(20)와 함께 자신의 차량 안에서 대마 0.5g을 나눠 피운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최씨와 정씨 남매 등 재벌가 3세들의 대마 투약 사실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사회 부유층에 대한 도덕적 해이 논란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