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북한 인권도 말 못하면서 대통령·정치인 욕은 어떻게 했나"
정양석 "분노의 욕설을 그칠 줄 몰랐다...국무위원 자격 정말 없다"
이정현 "북한 인권도 말 못하면서 대통령·정치인 욕은 어떻게 했나"
"북한 인권탄압 사례 아무것이나 대보라" 의원 질문 끝끝내 '회피'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SNS 및 저서에 남긴 막말들에 대해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아울러 이같은 김 후보자의 직설적인 성향에도 불구하고 정작 북한 인권문제 등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편향적인 태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문회에 참석한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과거 '천안함은 우발적 사건', '박왕자 피격사건은 통과의례' 발언 등을 지적한 뒤 "북한에 편중된 후보자의 철학과 이념이 도를 넘어섰다"며 "이처럼 확실한 주장을 해놓고 이제 와서 입장을 바꾸는 것은 학자적인 양심을 저버리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가 과거 SNS에 게시한 ▲여론을 따라가다가 X된 사나이가 있어요(김영삼) ▲위대해 C-ba 가카만세! (이명박) ▲군복입고 쇼나하고있다 (문재인) ▲아무거나 주워먹으면 피똥산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안철수) 등 다수의 '막말'을 캡처해 증거로 제시했다.
정 의원은 "김 후보는 글을 통해서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의 욕설을 그칠 줄 몰랐다"며 "결론적으로 공인·국무위원으로서 자격은 정말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들 비판에 대해 김 후보자는 "후보로 지명되고 지나온 삶을 냉정하게 되돌아봤다"며 "의도가 어쨌든 마음의 상처를 준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김 후보가 학자의 자격으로 직설 발언을 하면서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지적한 적이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과거 정치 지도자들에게 직설적이고 정의감에 불타는 말을 했듯이 북한에 대해서도 똑같이 당당하게 얘기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만약 그렇게 했다면 과거의 그 부적절한 발언들도 소신으로 이해하고 박수를 쳐줄 수도 있었던 일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오전·오후 질의를 통틀어 "북한의 구체적인 인권탄압 사례를 아무것이나 말해보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김 후보자는 "저는 북한 연구자다", "통일연구원에서 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에는 북한 인권개선 내용이 있다", "북한 인권증진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 하겠다"며 끝내 대답을 회피했다.
이에 이 의원은 "리선권한테 혼나는 것이 두렵냐, 그런 발언들을 리선권한테 당당하게 하면 훌륭한 장관이 될 것이다"며 "그 기본적인 사항들도 말할 배짱이 없으면서 어떻게 대통령과 정치인들 욕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마어마한 인권탄압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이것을 외면하고 평화·민족·미래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겠냐"며 "김정은도 트럼프와 몇 시간씩 만나는 마당에 우리도 고개만 숙일 것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를 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김 후보자에게 "국회 인사 청문회는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후보자 적격성을 심사하는 검증과정이다"며 "후보자는 온 국민 분들께 대답한다는 심정으로 의원 질문에 구체적·직접적으로 성실하게 답변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