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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결렬에도…접경지역 ‘기획부동산’ 기승


입력 2019.03.14 06:00 수정 2019.03.14 06:03        이정윤 기자

산업단지‧GTX개통 등 각종 호재로 투자자 현혹

쪼개파는 지분거래 주의…“구체적인 지번 확인해야”

산업단지‧GTX개통 등 각종 호재로 투자자 현혹
쪼개파는 지분거래 주의…“구체적인 지번 확인해야”


북한 접경지역인 파주시 접경지역의 한 마을 모습. ⓒ연합뉴스

#.“좋은 땅이 있어서 연락드렸어요. 파주시 ○○읍 △△리인데, 주변에 산업단지가 들어와 있고 GTX-A노선도 파주까지 오는 거 아시죠? 접경지역이기도 해서 저랑 제 남편도 얼마 전에 샀거든요. 일단 저희 사무실로 오셔서 실장님한테 상담 받아보세요. 저희가 일반 토지매매랑은 좀 달라서, 직접 방문하시면 자세히 설명도 드리고 정확한 위치도 말씀드릴게요.”

통일부는 지난 12일 ‘2019 업무계획’ 발표에서 각종 경협 준비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처럼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도 남북경협 기대감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접경지역 토지를 대상으로 하는 기획부동산이 기승이다.

14일 밸류맵에 따르면 작년 7~10월 4개월간 기획부동산을 통해 지분거래로 이뤄진 토지매매가 건수로는 1만4529건, 면적으로는 785만4053㎡, 거래액은 3665억921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 순수 토지 거래량의 기획부동산 지분거래 비중은 ▲세종시(52.6%) ▲울산광역시(24.1%) ▲경기도(18.1%) ▲서울(14.9%) ▲인천(10.8%) 등으로 수도권 인근의 거래비중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경매법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접경지역이나 그린벨트 등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의 값싼 토지를 매입해 3~10배의 수익률을 붙여 ‘지분거래’ 방식으로 되판다.

기획부동산으로 추정되는 한 경매법인 업체 직원은 “지금 저희가 추천해드린 땅은 평당 13만원인데 여기 주변 땅들은 공시지가만 평당 40만원이다”며 “얼마 전에 저와 제 남편도 소액으로 여기 땅을 좀 샀다”며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토지매매 추천을 받았을 경우 해당지역 국토부 실거래가 대부분 지분거래라면 기획부동산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또 기획부동산을 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업체명에 ‘경매’나 ‘법인’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주시 ○○읍 △△리 일대 실거래를 살펴본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신고 된 총 125건 중 108건이 지분거래로 확인됐다. 전체 거래의 86.4%가 기획부동산을 통한 거래로 추정된다.

특히 해당 지분거래 대부분은 200~300㎡의 토지가 1000만~2000만원 사이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의 필지를 잘게 쪼개 수십명에게 파는 기획부동산의 전형적인 수법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창동 팀장은 “지분거래는 토지의 지분만 갖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 토지를 이용하려면 다른 지분권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토지매입을 권유하면서 구체적인 지번을 알려주지 않을 경우 기획부동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기획부동산들은 투자자가 입찰금 10%를 낸 후에야 지번을 알려준다”며 “최소한 내가 매입하려는 토지의 지번 정도는 정확히 확인하고 투자를 진행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기획부동산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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