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매매 거래건수, 14년 만에 역대 최저치
“가격 떨어져도 수요층 움직이기 힘들어”
2월 매매 거래건수, 14년 만에 역대 최저치
“가격 떨어져도 수요층 움직이기 힘들어”
거래 위축을 동반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이달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성수기에 해당되는 봄 시즌이 시작됐지만 거래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1562건으로 지난해 2월 1만1111건에 비해 86% 급감하며 2월 기준으로 14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가 집계된 2006년 1월 이후 2월 거래건수로는 지난 2013년 1월 1196건을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낮다.
특히 강남 3구의 아파트의 매매 거래건수는 지난해 2월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달 매매 신고건수가 총 70건으로 지난해 2월(767건)의 9.1% 선이었다. 서초구는 지난달 거래량이 47건으로 지난해 2월(534건)의 8.8%, 송파구는 77건으로 지난해 2월(878건)의 8.7% 선에 그쳤다.
반면 전세거래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건수는 총 1만9633건으로 전월(1만7795건)에 비해 10.3%가량 증가했으며, 지난해 2월(1만7549건)에 비해서도 11.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대기 매수자들이 최근 집값 하락 소식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매가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워 매수자와 매도자간 눈치 보기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9·13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4개월간 0.98% 떨어졌지만, 대책 발표 직전 1년간 9.18% 오른 것에 비하면 아직 하락폭이 미미한 수준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장기간 하락하던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 반전하기 위해서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매 전환이 일어나면서 위축된 거래량부터 기지개를 켤 필요가 있지만, 여전히 그런 조짐은 없다”며 “정부의 대출규제로 주택 수요층이 내 집 마련을 주저하는 상황이고, 다주택자는 세금 인상 우려감에 보유 주택을 매물화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 절벽이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정상으로 복원되기까지, 매매시장은 물론 전세시장도 봄기운을 만끽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전반적으로 대출 규제에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면서 당분간 거래는 줄고, 가격은 약보합세를 이어가거나 하락할 것”이라며 “이미 거래절벽이 현실화되며 하락세로 접어든 곳도 있지만,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실질적인 수요층이 움직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