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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그늘…'을끼리 전쟁'만 부추겼다


입력 2019.03.06 06:00 수정 2019.03.06 06:04        김유연 기자

최저임금 후폭풍…영세 자영업자·취약계층 '타격'

정부의 정책…'을과 을의 전쟁' 조장 비판

최저임금 후폭풍…영세 자영업자·취약계층 '타격'
정부의 정책…'을과 을의 전쟁' 조장 비판


소상공인 총궐기 국민대회에 참여한 소상공인·자영업자 2만여 명이 지난해 8월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 편의점을 운영 중인 점주 A씨는 최근 그만둔 직원과 마지막까지 실랑이를 벌였다. 3개월 일을 하고 그만두면서 퇴직금을 달라는 것. 1년 이상 근무해야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자, 직원이 고용노동청에 고발해 악덕 고용주라는 낙인이 찍혔다.

A씨는 "정부는 자영업자가 굶어 죽으면 대책을 만들어 주는 거냐"며 "최저임금 인상 이후 인건비 부담은 커졌고 자영업자와 노동자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는데 정부는 언제까지 손 놓고 보고만 있을 거냐"고 하소연했다.

#. 대학생 B씨는 괜찮은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장이 직접 근무를 하거나 무인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면서 일자리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 후폭풍이 영세사업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오랜 불경기에 존폐 위기에 처했고, 최저임금에 민감한 취약계층은 일자리가 줄어들며 고용 참사의 한 가운데로 내몰렸다. 상황이 열악해 지면서 서로 기대야 할 소상공인과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반목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정부가 '을과 을의 전쟁'을 조장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비판을 쏟나내고 있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동향&이슈 2월호'에 발표된 '최근 자영업자의 업종별 취업자수 변동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 부진에 대한 자영업자의 기여율은 50.2%(-10만7000명)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기여율은 62.4%(-13만3000명)로 종사상 지위별 구분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임금근로자의 기여율 52.9%(-11만3000명)보다도 9.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기여율은 -12.2%였다.

보고서는 실물경기 둔화,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등 변수가 자영업자의 폐업으로 이어져 작년의 고용 부진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는 2682만2000명으로 2017년보다 9만7000명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폭은 금융위기 여파로 8만7000명이 감소했던 2009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결국 정부가 밀어붙인 최저임금 인상 제도가 갑과 을, 을과 을의 갈등 등 경제·사회 분열만 조장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한 청원자는 "가게 손님은 줄고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는 오르고 남는 게 없어 가게를 접었는데 경력단절로 취업마저 어렵다"며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더니 결과적으로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청원자들은 주휴 수당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이 '쪼개기 알바'나 사장이 직접 가게를 맡는 경우다. 이들은 섣부른 최저임금 제도 대신 정부의 책임 있는 모습과 업종에 맞는 개편안 마련을 촉구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주휴수당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장이 직접 가게를 맡거나 직원을 시간대별로 나눠서 고용하면서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며 "업종, 규모, 필요성을 고려한 개편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아르바이트 직원과 점주가 임금 등 문제로 서로 다투는 일이 빈번하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직원 뽑기가 두려워 졌다"며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과 직원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이 서로 믿고 웃으며 마주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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