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은 인터넷은행이 싸다? 케이뱅크 금리 '高高'
5.30%로 대형은행 평균치보다 1%포인트 높아
중금리 전략에 기인, '비용 절감으로 금리 저렴' 통념 어긋나
은행 신용대출 전체 평균 이자율 웃돌아
'비용 절감으로 금리 저렴' 통념 어긋나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이자율이 다른 국내 은행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1~2등급에 해당하는 고신용자는 물론 9~10등급 저신용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용등급에 걸쳐 경쟁 은행들에 비해 높은 신용대출 금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출범 때부터 오프라인 비용 절감을 통해 기존 시중은행들보다 싼 이자율로 대출을 제공한다고 강조해 왔지만, 이처럼 통념이 맞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18개 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4.93%로 집계됐다.
이중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5.30%로 전체 은행 평균에 비해 0.37%포인트 높았다. 주요 대형 시중은행들과 비교하면 1% 가량 높은 이자율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같은 달 신용대출 금리는 나란히 4.01%를 기록했고, KB국민은행도 4.13%에 머물렀다. KEB하나은행이 4.73%로 4대 은행 중에서는 신용대출 이자율이 비싼 편이었다.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가 높다는 점은 신용등급별로 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신용등급이 높든 낮든 케이뱅크는 다른 은행들보다 신용대출에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실례로 케이뱅크가 1~2등급의 신용등급을 가진 고객들에게 내준 신용대출 이자율은 3.94%로 은행들의 평균인 3.85%에 비해 높았다. 9~10등급 차주들에 대한 금리도 케이뱅크가 11.74%로 전체 은행 평균(10.02%)을 크게 웃돌았다. 그 중간에 있는 나머지 신용등급 구간 소비자들에 대한 신용대출 금리 역시 모두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눈길이 가는 대목은 케이뱅크와 더불어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이자율은 3.98%로 은행 평균을 밑돌았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등급 7~10등급에 해당하는 고객들에게 신용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어 해당 대출 금리가 전반적으로 낮게 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1~6등급 차주들에 대한 이자율만 놓고 봐도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전 구간에서 케이뱅크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이라고 해서 반드시 신용대출 이자가 저렴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출범 당시부터 인터넷은행들은 기존 은행들과 달리 현장 점포가 없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고, 이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싼 대출 이자율을 제공한다고 역설해 왔다. 인터넷은행들의 등장에 새로운 신용대출 창구를 찾던 소비자들이 주목했던 이유다.
하지만 실제 이자율을 보면 이 같은 관념이 현장에서 공식처럼 적용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결국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경우 어떤 은행의 이자율이 낮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존하기 보다는 여러 은행들의 조건을 비교해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원칙론에 힘이 실리는 지점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취급이 많다보니 전반적인 금리는 높아 보일 수 있다"며 "고객이 체감하는 실제 이자율이 전체 평균만큼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영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은행들 간 신용대출 금리 경쟁에는 더욱 불이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달 사잇돌대출을 출시하고, 근로 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 중금리 대출 확대에 나섰다. 케이뱅크 역시 유상증자를 발판으로 같은 달 말부터 중금리 대출 상품의 한도 체계를 바꾸고 가산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신용대출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영업 시 인터넷은행은 영업비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중은행은 조달 금리가 낮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며 "고객들로서는 최대한 많은 은행 상품을 비교해 보고 대출을 선택하는 것이 금융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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