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비 쇼크’, 환율상승 탓 수익성 하락
올해 유가하락 호재 불구 실적개선 불투명
내달 신규 사업자 등장 변수…가격경쟁 심화 우려
‘유류비 쇼크’, 환율상승 탓 수익성 하락
올해 유가하락 호재 불구 실적개선 불투명
내달 신규 사업자 등장 변수…가격경쟁 심화 우려
항공업계가 지난해 수익성 감소 등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올해 실적 개선으로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항공사들을 괴롭혔던 유가와 환율 동반 상승이 올해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구조와 신규 항공사 등장 등 변수는 여전한 상황이다.
오는 14일 실적 발표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분기 600~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한다. 이는 전년동기(860억원) 밎 전분기(1010억원)보다 줄어든 수치다.
매출이 전 분기(1조8520억원)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3분기 누적 실적(매출 5조978억원·영업이익 2033억원)을 고려하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원과 3000억원을 밑돌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도 지난해 사상 최대인 12조6512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도 영업이익은 6924억원에 그치며 1년 전보다 27.6%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4년(3725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당기순손실이 803억원에 이르며 적자전환까지 감수해야 했다.
대형 항공사(FSC)인 양사의 이러한 실적 하락은 결국 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류비는 회사 운영 비용의 약 20~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국내 항공사들이 유류비 상승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분기 배럴당 60달러 수준이었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0월 초까지 배럴당 84달러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유류비가 전년 대비 약 6779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유류비가 전년 대비 약 41%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환율 상승도 악재를 더했다. 지난해 초 1000원 중반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에는 1110원대까지 상승했고 지금은 1120원대까지 올라섰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외화 차입금 등 부채 비용 증가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
유류비 상승은 그동안 거침없이 성장해 온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12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은 사상 첫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 걸음을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54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70%나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1조2594억원으로 전년도(9964억원)에 비해 약 26.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억원(1013억→1012억원)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10.2%)에서 한 자릿수(8%)로 떨어졌다. 2017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3% 증가하며 1000억원대로 올라선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숫자다.
제주항공과 쌍두마차인 진에어도 지난해 연 매출 1조원 달성에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지난해 실적은 매출 1조107억원과 영업이익 616억원으로 매출은 13.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6.5%나 감소했다. 제주항공과 마찬가지로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11.1%)에서 한 자릿수(6.1%)로 하락했다.
이제 관심은 올해 실적 개선 가능여부에 쏠리고 있다. 올해의 경우 호재와 악재가 계속 교차할 것으로 보여 쉽게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전으로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항공사의 실적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가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국제 유가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1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10월 초까지 배럴당 84달러선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 가격은 이후 하락해 이제는 50달러 수준을 기록중이다.
또 지난해 4분기 하락분에 따른 비용 절감분이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새로운 항공 수요를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업체들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수익성이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는 부담이다. 또 국토해양부가 다음달 7번째 LCC를 선정할 예정이어서 신생 항공사 등장으로 인한 경쟁 심화도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항공 탑승 실적이 3~4% 증가했는데 설 연휴를 끼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추가 LCC가 선정되더라도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당장 올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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