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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관계 '순풍'이 한국에는 '역풍'


입력 2019.01.30 15:00 수정 2019.01.30 16:19        이배운 기자

트럼프 일방주의에 중일 화해국면…한국 전략적 필요성 낮아져

“초계기 갈등 근본 원인은 미국의 쇠퇴한 리더쉽과 미숙한 동맹관리”

트럼프 일방주의에 중일 화해국면…한국 전략적 필요성 낮아져
“초계기 갈등 근본 원인은 미국의 쇠퇴한 리더쉽과 미숙한 동맹관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반도 주변국 정상. ⓒ데일리안

일본 정부가 ‘초계기 위협비행’, ‘과거사 도발’ 등으로 한일갈등 부채질에 나선 배경에는 급속도로 회복된 중일관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은 ‘한일 초계기 갈등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일본이 중국과 갈등을 빚는 동안에는 한국을 우군으로 삼을 필요가 있었다”며 “그러나 중일관계가 우호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그만큼 왜소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아베 내각은 중국을 주요한 안보위협 대상으로 보고 일정 경계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또다른 한편으로는 전략적 호혜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해 왔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10월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계기로 중국에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중일관계를 ‘경쟁’에서 ‘협력’으로 재설정하고,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데 합의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시정연설에서 "중일 관계가 완전히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며 “국민 수준의 교류를 심화해 중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욕을 내비쳤다.

시 주석은 오는 6월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에 국빈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국가원수로서는 2008년 5월의 후진타오 이후 11년 만에 방일이 성사되는 것이다. 양국은 과도한 대결을 자제하고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새로운 중일관계 규정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니혼게이자이신문

외교가는 오랜 기간 적대 관계를 유지해왔던 양국이 이처럼 급속도로 관계회복을 이룬 것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관계 안정화 및 상호협력의 필요성을 공감한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무역질서에 의존해온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위기감을 느끼고 국제 자유주의를 주도적으로 수호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입장이다 중국과의 협력은 이같은 위기의 돌파구이자 ‘위험분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김숙현 연구실장은 “일본은 대 중국 정책에 있어 갈수록 전략적 이해가 엇갈리는 한국을 보면 전통적인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제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며 “아베 정부는 초계기 갈등 사건을 국제여론전으로 확대하고 한국을 안보협력의 ‘동반자’가 아닌 ‘부담자’로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일 초계기 갈등의 또다른 국제정치적 배경에는 결국 미국의 동북아 리더십 쇠퇴와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관리 미숙함이 작용하고 있음을 간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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