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반란’ 베트남도 일본 집어삼키나
박항서 베트남, 일본과 아시안컵 8강전
기존 국제대회서 와일드카드팀 뚜렷한 성적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일본을 상대로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베트남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각), UAE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AFC 아시안컵’ 일본과 8강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요르단과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8강행 티켓을 따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아시안컵 토너먼트 첫 승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이번에 만날 일본은 다르다. FIFA 랭킹에서도 일본이 50위, 베트남이 100위로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역대 전적에서도 일본이 2전 전승으로 앞선다.
베트남은 2007년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서 일본에 1-4 대패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전반 초반 자책골을 허용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듯 했지만 전, 후반 각각 2골씩 터뜨리며 4-1 역전승을 거뒀다. 이후 2011년 친선전에서 다시 만났고 일본이 1-0 승리했다.
변수는 현재 선수 구성원이다. U-23 대표팀도 함께 맡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서 일본을 1-0으로 물리친 바 있다. 이번 대회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베트남은 당시의 멤버들 대부분이 이번 아시안컵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일본의 확실한 우세이지만 베트남은 기세로 이를 극복한다는 각오다. 특히 역대 국제대회에서 심심치 않게 나왔던 와일드카드의 기적이 베트남에도 적용될지가 관심이다.
24개팀이 참가해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사례는 FIFA 월드컵이 3번, 그리고 유럽선수권(유로 대회)에서는 유로 2016 한 번뿐이다. 그리고 이들 4번의 대회서 와일드카드의 반란이 매번 발생했다.
2차 조별리그 제도를 없애고 24개팀으로 확대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벨기에가 4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쓰며 ‘붉은 악마’라는 호칭을 얻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가 아예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전통의 축구 강호인 두 팀은 해당 대회 조별리그서 고전했지만 토너먼트에 진입하자 경기력이 살아났고 결승까지 안정적인 운영을 선보였다.
와일드카드가 첫 도입된 지난 유로 2016에서는 포르투갈이 아예 우승까지 차지하는 이변을 낳았다. 당시 포르투갈은 세계적인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지만 팀 전체의 전력이 우승 후보와 거리가 멀었고 조별리그 3경기에서도 3무에 그치며 조기 탈락이 예상됐다.
심지어 토너먼트에서도 포르투갈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와의 16강서는 연장 접전 끝에 1-0 신승했고 폴란드와의 8강전은 승부차기까지 이어졌으며 제대로 된 승리는 웨일스와의 4강전이 유일했다. 개최국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도 연장 결승골에 의해 가까스로 우승을 차지한 포르투갈이다.
이번 아시안컵 역시 기존 16개국에서 24개국 참가로 범위가 확대됐고, 6개조 3위 상위 4개에 와일드카드를 부여했다. 이에 베트남을 비롯해 바레인, 키르기스스탄, 오만이 막차를 탔으며, 베트남 홀로 생존한 상태다. 베트남이 일본이라는 거대한 적수를 물리치고 와일드카드의 기적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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