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발행·조기상환 규모 감소 이어지며 증권사 실적에 부담
중국경기 둔화로 홍콩H지수 반등 난망…파생상품 수익률 악재
신규발행·조기상환 규모 감소 이어지며 증권사 실적에 부담
중국경기 둔화로 홍콩H지수 반등 난망…파생상품 수익률 악재
증시 부진 한파가 증권사들의 실적 효자 역할을 해왔던 파생결합증권 발행 위축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이는 증권사 실적의 한축을 담당했던 파생상품 발행 부진이 자칫 증권사들의 실적에 불똥이 튈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파생결합증권(ELS·ELB) 발행잔액 규모는 72조52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건수도 1만6695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지난달 ELS·ELB 발행규모는 13조28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대비 8조7604억원이나 증가한 규모다.
증권사들의 파생상품 발행규모가 늘수록 수익이 커지는데 지난달 발행규모 확대는 통상 12월마다 퇴직연금 관련 ELB발행이 급증한 영향때문으로 해석된다. 퇴직연금 연장 성격의 ELB 발행은 시장에 발행되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실적에 대한 기여도는 제로에 가깝다.
지난해 12월 28~31일에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은 코스피200지수, SKT나 한국전력 등의 기초자산의 파생상품을 발행했는데 이 가운데 퇴직연금 관련 발행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중원 KB증권 연구원은 "실제 실행에 발행된 것이라기 보다 기존 퇴직연금 연장 성격의 발행인데 공모형과 원금보장형으로만 발행되기 때문에 지표상 착시를 많이 불러일으킨다"며 "발행 급증, 시장 특징 변화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추세적인 부분으로 판단해 전체 규모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퇴직연금 관련 잔액을 제외하면 12월에 실제발행한 전체잔액은 4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문제는 ELS·ELB 발행이 올해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장 위축에 증권사들의 실적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ELS·ELB 발행 잔액은 4조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월별 조기상환규모도 작년 초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월 5조원 규모가 넘었던 조기상환규모는 지난해 11월 1조7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파생결합증권 신규발행 감소와 조기상환 실적 마저 줄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외에 기초자산의 개수가 많은 해외지수형 발행 비중도 감소한 것도 부정적이다. 해외지수형 ELS와 ELB 상품의 성장이 정체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홍콩H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하락구간에 진입하면서 발행 신규 물량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LS는 대부분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지수가 조기상환 조건 아래로 하락하면 상환이 늦춰지는 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 상환하고 만기되면 또 발행하는 등 선순환구조가 필요한데 현재 그런 흐름들이 막혀있다는 지적이다.
파생상품 신규 발행이 다소 침체 흐름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ELS 발행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H 지수 흐름도 중국 경기둔화 영향으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들의 발행실적도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경기둔화로 인해 주식시장 전망이 좋지 안은 상황에서 ELS·ELB 상품에 대한 자금유입은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H지수에 영향을 주는 중국도 경기부양책 효과에 힘입어 추세적 반등의 발판이 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관련 파생상품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증권사 실적에도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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