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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수사, 현 정부 순수한지 확인하는 과정될 것"


입력 2018.12.24 18:13 수정 2018.12.24 18:26        정도원 기자

석동현 변호사 기자회견…"'미꾸라지' 변론하게 됐다"

검찰 향해 "적폐수사할 때처럼 청와대 압수수색 하라"

"국회 운영위 열리면 김태우 나가 사실관계 밝힐 것"

김태우 변호인 "'미꾸라지' 변론하게 됐다…
현 정부 하는 일 모두 순수한지 확인해보자"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석동현 변호사가 24일 오후 취재진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김태우 수사관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석동현 변호사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의 사찰 DNA' 여부를 가려보자고 천명했다.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미꾸라지'를 변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김 수사관을 "미꾸라지 한 마리"라고 매도했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말을 비튼 것이다.

석 변호사는 "쏘가리 같이 아주 맑은 물에서만 사는 어종들은 감찰 활동이 아주 어려울 것"이라며 "감찰 활동의 속성상 흙탕물에서도 견디며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받아넘겼다.

청와대가 김 수사관을 원대복귀시킬 때,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각종 사찰 지시가 이뤄진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퇴장시킨다거나 PC 자료 등을 전부 폐기하는 등의 행동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의지를 가지고 (자료를 관리하려고) 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문재인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가리켜 "전 정부와는 달리 현 정부가 하는 일은 모두 순수하다는 시각이 일부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보도되지 않았느냐"며 "그런 부분이 과연 객관적이고 사회적인 시각인지 이번 수사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검찰, 적폐수사 때와 똑같은 의지로 수사하라
청와대 압수수색해 인멸 우려 자료 확보해달라"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석동현 변호사가 24일 오후 기자회견을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석 변호사는 검찰을 향해 사건의 병합수사와 함께 특임검사 지명이나 특별조사단을 설치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적폐수사'하듯 즉각 청와대를 압수수색해 특별감찰반실 관련 자료를 확보하라고 압박했다.

석 변호사는 "주거지 관할을 이유로 김태우 수사관이 고발된 사건은 수원지검, 청와대 관계자가 고발된 사건은 서울동부지검으로 한 것 같다"면서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라는 여론이 높아지면, 우리 국민들의 평균적 상식으로 볼 때 이걸 묶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의 비중이나 사회적 관심, 검찰의 실체진실 규명 의지로 볼 때, 특임검사를 지명하거나 특조단을 설치해서 집중수사를 해달라"며 "전 정부 시절에 특임검사를 지명한 사례가 있으며, 현 정부 들어서도 강원랜드 채용비리 등에 검사장급을 단장으로 하는 특조단을 구성한 사례가 많이 있으니, 검찰이 그런 사례를 참조해서 수사해달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일부 보도에 의하면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이인걸 특감반장이 당시 특감반원들의 PC와 자료들을 폐기했다고 한다"며 "수사 초기에 사건과 관련된 중요 증거와 자료가 인멸·훼손되고 있으니 검찰은 다른 적폐수사를 할 때와 똑같이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과 특별감찰반실을 즉각적으로 압수수색해 관계자료를 확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국정조사·특검 실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석 변호사는 "국조를 하자고 하거나 특검으로 가자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라면서도 "관계되는 국회 상임위(운영위) 회의가 열리면 김태우 수사관이 나가서 사실관계를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국조나 특검은 정치의 영역" 말 아끼면서도…
"운영위 열리면 나가서 사실관계 주장하겠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석동현 변호사가 24일 오후 기자회견 도중 법무법인 관계자로부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석 변호사는 △김 수사관이 감찰반원인 동시에 민정수석실 행정요원의 신분이라 민간인 사찰도 정책자료 수집으로 본다면 문제없다는 주장 △경찰청에서 조사받던 최모 씨와 관련 있다는 주장 △6급 수사관 신분으로 골프장에 출입한 처신이 문제라는 주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급 사무관 공채에 지원했다가 철회한 행동과 관련해 반박했다.

석 변호사는 "감찰반원인 동시에 민정수석실 행정요원이라 정책자료를 수집했다는 식의 주장이 나오는데, (김 수사관이) 감찰반 활동 중에 어떤 대목에서 정책요원의 역할도 있다고 한두 번 들은 기억은 난다고 하더라"면서도 "기본적으로 특감반원들은 공직감찰업무요원이라고 생각하지, 정책행정요원이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경찰청에서 조사받던 최모 씨와 김 수사관을 엮는 일각의 주장과 보도를 향해서는 "김 수사관보다 연배가 15~16년 이상으로 막역한 관계가 아니다"라며 "(경찰청을 찾아갔을 당시) 그분이 조사받는지 알지도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골프장 출입 건은 석 변호사도 웃으며 "6급 공무원으로 골프를 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나도 책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 수사관은 고위직 관련 정보를 얻으려고 골프장도 업무적 목적으로 활동범위 내에서 갔다고 이야기하더라. 고위공직자 감찰 정보를 전통시장에서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007 영화를 보면 제임스 본드 이런 사람들이 카지노에 가는 것도 업무의 일환이라고 보면 공감이 가는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과기부 사무관 공채에 응모했다가 철회한 것은 "김 수사관이 특감반에서 담당하던 부처 중 하나가 과기부인데, 5급을 뽑는다고 하니 승진 욕심을 약간 냈던 것 같다"며 "어떠한 죄목이 될 것 같지 않고, 그게 무슨 죄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김 수사관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석동현 변호사는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을 지낸 검찰 출신 법조인으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적폐몰이 수사선상에 올라 고통받던 고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변호를 맡아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 기각을 이뤄내면서, 검찰의 마구잡이식 적폐수사와 영장청구 관행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최근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석 변호사도 선임 경위에 대해 "김태우 수사관이 나와는 일면식도 없는 관계이지만, 지인을 통해서 도움을 청해왔다"며 "아마도 지난 번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사건 때 (구속영장 기각) 결론이 크게 보도됐던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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