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수익 감소에 조달비용 상승 부담까지…“비용절감 어쩌나” 고심
“결제주도권 지킨다” 간편결제 맞대응…해외 진출 통한 수익 다각화도
수수료 수익 감소에 조달비용 상승 부담까지…“비용절감 어쩌나” 고심
“결제주도권 지킨다” 간편결제 맞대응…해외 진출 통한 수익 다각화도
어느 때보다 큰 폭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로 격변기를 맞게 된 카드업계가 생존전략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최소 연 7000억원 이상의 순익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른바 비용절감 등을 통한 ‘버티기’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발표된 ‘카드 수수료 개편안’에 따라 본업인 카드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 카드사들은 불확실성 속에 내년도 생존전략을 고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수수료 감소에 따른 수익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 우려,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매출 확대가 쉽지 않게 된 카드사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나서며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카드업계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이미 시작된 상태다. 최근 연임을 확정지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 7월 열린 ‘2018 하반기 사업전략회의’를 통해 “수익성이 낮은 자산을 축소해 카드사의 본원적 사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하고 법인 국세·지방세 및 법인 물대 등 무수익 자산 축소에 나선 바 있다.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가시화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초 200여명의 직원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현대카드 역시 글로벌 컨설팅 업체로부터 400명의 인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컨설팅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가계총량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중금리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을 확대하거나 문자결제승인 대신 카카오톡 알림서비스, 업무의 디지털화에 따른 ‘페이퍼리스’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핀테크와 신사업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 또한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카드사들은 최근 간편결제 시장에서의 각종 페이 서비스의 약진, 제로페이 출범 속에서 해당 서비스에 특화된 카드를 잇따라 출시하거나 그에 맞서 각종 간편결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롯데·BC·신한카드는 통합형 QR코드 결제서비스 출시는 물론, 손가락 정맥 인증을 통한 결제 서비스인 ‘핑페이’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새로운 영역과 지역에서의 ‘먹거리 찾기’도 진행 중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 부동산 시장 진출을 위한 분석 및 전략 수립을 위해 외부업체에 컨설팅 의뢰를 진행 중이고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자동차할부 금융서비스 범위를 중고차시장까지 확대했다.
또 대부분 카드사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대신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롯데카드가 베트남 현지 공략에 나섰고 BC카드도 최근 베트남 우체국 네트워크를 독점 운영 중인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결제 사업에 진출했다. 다만 진출 사업 모두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는데다 실제 수익으로 직결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은 실적 하락기에 직면한 카드업계로써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향후 그에 따른 혜택 축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국은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에 따라 일회성 마케팅이나 부가서비스 혜택이 소비자에게 과도하게 제공되고 있다고 보고 TF를 통해 부가서비스 축소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카드사들의 고비용 마케팅 개선 및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마케팅 축소 방침을 바라보는 시각은 업계 안팎에서도 극과 극을 달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다수의 회원을 확보하며 우위를 점한 대형사는 정부의 이같은 요구가 사실 손해될 것이 없다. 도리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만큼 내심 쾌재를 부를 것”이라며 “그러나 보다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 축소 방침이 결국 경쟁력 약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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