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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2018 결산] 정부-시장, 팽팽한 줄다리기 1년…짙어진 부동산 관망세


입력 2018.12.26 06:00 수정 2018.12.26 10:25        원나래 기자

서울 집값, 규제책 나오면 잠잠하다 다시 상승 반복

각종 규제에도 불구 청약 경쟁은 ‘치열’

서울 집값, 규제책 나오면 잠잠하다 다시 상승 반복
각종 규제에도 불구 청약 경쟁은 ‘치열’


올 한 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이 8.67% 오른 가운데 지역별로는 서울이 18.11% 변동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올 한해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비롯해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개편은 물론 역대급 규제로 평가 받는 9·13부동산대책까지 이어지면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 한 해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주택 가격 급등의 진원지인 서울 부동산 시장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으면서 집값을 두고 정부와 시장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거셌다. 서울 집값은 규제책이 나오면 반짝 잠잠하다가 어느새 규제의 빈틈을 찾아 다시 가격이 오르기를 반복했다.

◇ 서울, 가장 높은 상승률 기록…9·13대책에 수요 위축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한 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8.67% 오른 가운데 지역별로는 서울이 18.11% 변동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도는 분당, 판교, 광교, 광명, 과천, 용인 등 서울 접근성이 좋고 새 아파트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6.68% 상승했다.

반면 경상권과 충청권 아파트 시장은 침체된 모습이다. 경상권과 충청권 아파트값은 지난 2016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 경남은 2.67%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조선 중공업 지역기반 산업 침체가 부동산 시장까지 미치면서 거제, 창원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경북도 공급과잉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2.06% 하락했다. 울산과 부산도 부동산 시장 규제와 분양 및 입주 물량 증가로 매매가격이 각각 2.09%, 1.38% 하락했다. 제주도 미분양 주택 증가와 관광업 침체 영향으로 0.67% 내렸다.

문재인 정부 들어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됐고, 대책의 대부분은 고강도 수요 억제책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8·2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시장은 재건축 아파트와 새 아파트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가다 재건축초과이익 이슈가 불거지며 냉각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발표 이후 시장은 이상과열 양상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세제와 금융, 공급을 망라한 고강도 9·13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대책에는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비롯해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와 양도소득세 강화가 담기면서 세 달이 지난 연말부터 본격적인 매매거래 위축이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서울 집값은 규제책이 나오면 잠잠하다 다시 상승하는 등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역대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9·13부동산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수요 위축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불안, 경제성장률 둔화와 가계대출 부담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거래가 위축되고 아파트값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당첨만 되면 이익” 서울 분양시장엔 수요자 몰려

가을 들어 주택시장은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점차 상승폭은 줄어들고 있다. 특히 강남재건축을 비롯한 일반주택들도 1~2억씩 호가가 조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집값이 너무 오른데 따른 심리적 부담감이 커진데다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등 대출규제 본격화, 금리인상 분위기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했다. 이에 올해는 서울 재건축과 재개발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실제로 지난 3월 강남구에 분양한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3만1000여명이, 6월에 강동구에 분양한 ‘고덕자이’는 1만5000여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렸다. 9·13대책 발표 후 곳곳에서 집값이 하락한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은 1순위에 9671명이 몰리며 평균 41.69대 1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 자체가 낮아짐에 따라, 당첨되면 몇 억원의 분양차익이 생긴 결과”라며 “일반 매매시장에서는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력의 한계가 있는 데 반해, 분양은 저가 매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서울의 분양시장 경우 중도금 대출이 막히거나 분양대금의 자금조달계획과 출처조사 예고 등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결국 주변 집값은 하락이 미미하고 주변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가 분양되면서 시장에서는 ‘당첨만 되면 이익’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졌다”고 풀이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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