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주규모 23조원으로, 지난해 28조여억원보다 20% 축소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수주실적 1위 막판까지 치열
올해 수주규모 23조원으로, 지난해 28조여억원보다 20% 축소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수주실적 1위 막판까지 치열
올해 정비사업 시장은 말그대로 불황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부의 규제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발목을 사업 추진에 잡히면서 정비사업 규모와 건설사들 실적 또한 지난해보다 현저하게 작아졌다.
정비사업 추진에 가장 강력한 저항은 올해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강화였다. 특히 정부가 추가 입주비 제안 금지와 사전홍보를 막기 위해 조사강도를 높인 것도 정비사업 위축에 한 몫을 했다.
지난해의 경우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의 막차를 타기 위해 잇따라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건설사들은 때아닌 수주풍년을 맞이했다.
서울 강남은 물론 수도권 곳곳에서 과열경쟁을 보이며 수주전이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정비사업 시장은 한산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게다가 시공사선정 기준강화 시행 등 악재가 연속으로 중첩되며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몸사리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올해는 한동안 답보상태였던 대구와 부산, 광주 등 지방에 위치한 사업지들이 잇따라 시공사 선정에 나서며 수주현장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또 호반건설, 두산건설 등 중견사들이 대거 약진하면서 올해 1조원 정도의 실적을 올린 것은 업계에선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주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축소됐다. 업계가 집계한 올해(이하 연말 시공사 선정 예정지 포함) 도시정비사업 규모는 23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28조5000여억원에 비해 약 20%가 줄어든 셈이다.
사업지수로 따지면 지난해 전국 총 112개 사업지가 시공사를 선정했는데, 올해는 총 102개(재건축 50곳, 재개발 52곳) 사업지가 시공사를 선정했다.
전반적인 시장 규모 축소는 건설사들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지난해 수주실적 10위권 내 대형사들이 올해 대거 순위변동을 했다. 또 일부 대형사들은 저조한 실적으로 올해 중견사들에게 10위권 내 자리를 내준 곳도 나타났다.
2018년 수주실적은 1위는 유일하게 2조 클럽에 입성해 있는 HDC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이 자리를 두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올해 마지막주까지 시공사 선정을 앞둔 사업지가 남았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으로 따지면 수주실적 1위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2조31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 회사는 연초 서울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을 비롯해 ▲경기도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서울 가재울8구역 도시환경정비 ▲의왕 고천가구역 도시환경정비 ▲부산 서동1구역 재개발 ▲대구 우방범어타운2차 재건축에 이어 지난 20일에는 부산 서·금사촉진A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따냈다.
현대산업개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건설사는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2조66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는데, 지난해 수주실적 8719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규모를 키웠다.
대림산업은 올해 전국 9개 사업지의 시공권을 따냈는데 ▲서울 문정동136번지 재건축 ▲인천 도화1구역 재개발 ▲경기도 시흥대야3 영남아파트 재건축 ▲부산 남산1구역 재건축 ▲부산 대평1구역 도시환경정비 ▲부산 반여4구역 재개발 ▲부산 서·금사촉진5구역 재개발 ▲대구 서대구지구 재개발과 함께 지난 22일 고려개발과 함게 경기도 이촌 관고동 재개발을 품에 안았다.
만약 대림산업이 오는 29일 시공사를 낙점하는 서울 노량진8구역 재개발을 수주하면 현대산업개발을 제치고 올해 수주랭킹 1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이어 3위는 GS건설로 올해 전국 5개 사업지의 시공권을 따내며 총 1조5742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4위는 롯데건설로 올해 1조5262억원의 실적을, 5위는 현대건설로 1조4436억원의 실적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총 4조6467억원의 수주고를 올려 수주랭킹 1위였는데, 올해 실적과 순위가 크게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게다가 정비사업 업계의 강자로 회자되던 대우건설 역시 올해 순위가 급격히 떨어졌다. 대우건설은 올해 전국 3개의 사업지에서 5259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실적 2조8744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에 그친다.
이 밖에 포스코건설이 올해 총 1조3348억원, 한화건설이 올해 총 1조100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하며 성장세를 나타냈다.
한편 중견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올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중견사는 바로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9842억원의 실적으로 올리며 ‘1조 클럽’에 근접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내년 정비사업 시장은 더욱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 하반기부터 위축된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으면, 일반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 정비사업 조합들이 사업추진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초에는 서울 정비사업 시장이 후끈하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수주전에 등장할 서울 사업지는 ▲방배삼익 ▲대치동 쌍용1차 ▲잠실 우성4차 ▲이촌 한강맨션 등을 예상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수주시장은 다소 한산한 편이었다“며 ”정비사업 수주물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고, 관련 법(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강화와 함께 대형사들이 몸사리기 들어간 틈을 중견사들이 메우고 있어 물량 확보가 점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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