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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하정우는 열일했지만…과유불급 'PMC:더 벙커'


입력 2018.12.25 08:21 수정 2018.12.26 07:50        부수정 기자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연출

5년간 기획…글로벌 군사기업 소재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 기업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지하 300m 비밀벙커에 투입된 뒤 닥터 윤지의(이선균)와 함께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의 전투 액션이다.ⓒCJ엔터테인먼트

'PMC: 더 벙커' 리뷰
하정우· 이선균 주연


소재는 참신했으나 의욕이 과했다.

겨울 극장가 기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PMC: 더 벙커'는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이 5년 동안 기획한 작품이다. 국내 최초로 글로벌 군사기업 PMC를 다룬 데다 배우 하정우와 이선균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연 'PMC: 더 벙커'는 여러 모로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다.

캡틴 에이헵(하정우)은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글로벌 군사기업(PMC:Private Military Company)인 블랙리저드의 수장이다.

미국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지하 30m 비밀벙커에 도착한 그는 작전 장소에서 약속된 타깃이 아닌 뜻밖의 인물, 북한 '킹'을 본다.

아시아 최고 현상금이 걸린 킹을 생포하기 위해 에이헵은 작전을 변경하고 팀원 12명과 함께 킹을 납치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또 다른 군사기업의 기습과 미국 CIA의 폭격으로 함정에 빠지고, 무너진 벙커 안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총상을 입은 킹을 살려야만 하는 그는 인질로 잡혀 있던 북한 엘리트 의사 윤지의(이선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 기업의 캡틴 에이헵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비밀벙커에 투입된 뒤 의사 윤지의와 함께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의 전투 액션이다.

PMC를 소재로 쓴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군대와 자본주의가 결합했을 때 생기는 상황들을 극화하면 재밌는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 기업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지하 300m 비밀벙커에 투입된 뒤 닥터 윤지의(이선균)와 함께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의 전투 액션이다.ⓒCJ엔터테인먼트

김 감독과 제작진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1년 동안 PMC와 관련한 40여권의 책을 독파했고, 종군 기자의 감수를 거쳐 실감 나는 전투신을 담았다. 제작사 대표는 3년여간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아프가니스탄 파병 경험이 있는 배우 등 영화에 출연할 만한 용병 출신 배우 정보를 조사했다. 실제 영화 속 PMC 블랙리저드 멤버로 캐스팅된 외국 배우 중 반 이상이 실제 군인과 용병 출신이다.

영화에서 공간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한정된 공간이라는 소재로 좋은 성적을 거둔 김 감독은 이번엔 지하 벙커로 눈을 돌렸다. 제작진은 20여개의 세트를 제작했다. 지하 벙커 세계를 스크린에 옮겨 놓으려는 시도였다.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 효과에도 신경 썼다.

다양한 촬영 기법도 동원됐다. 마치 관객이 게임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CG(컴퓨터 그래픽)를 활용해 작업 전 과정의 이미지를 컴퓨터에 구현하는 프리비즈 시스템 작업도 진행했다. 아울러 POV캠(1인칭 시점)을 장착해 생동감 넘치는 액션신을 선보였고, 드론을 이용해 벙커 공간을 샅샅이 훑는다.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인 과정은 영화에서도 엿보인다. 신선한 시도도, 도전도 좋다. 중요한 건 영화를 둘러싼 모든 게 잘 맞물려야 한다. 하지만 'PMC: 더 벙커'는 의욕이 과한 듯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게임 속에 있는 듯한 설정은 관객들에게 호불호가 갈릴 지점이다. 관객에 따라선 속이 울렁거릴 수도 있겠다. 음향 효과도 너무 지나쳐 시끄럽다는 느낌이 든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총탄 소리와 큰 음향 효과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아울러 북한의 핵을 둘러싼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는 뻔하게 느껴지고, 너무 많은 등장인물과 이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은 산만하다.

김 감독은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영화를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관객들이 실제로 체험하는 것 같은 촬영 기법을 썼다. 어떤 장면에선 일부 관객이 어지럼증을 호소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 기업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지하 300m 비밀벙커에 투입된 뒤 닥터 윤지의(이선균)와 함께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의 전투 액션이다.ⓒCJ엔터테인먼트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는 흔들리는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사실상 하정우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 속 슈퍼 히어로 같은 활약을 펼친다.

하정우는 "이렇게 참신한 시나리오를 만난 건 행운"이라며 "연기를 할 때마다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사용어를 이해해야 했고 영어 대사를 위해 영어 공부도 했다"며 "해외에서 한 달 동안 살면서 영어를 습득했고 한국에 와서는 일주일에 5번씩 리딩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국내 최연소 1억 배우'인 그는 "흥행은 운"이라며 "관객들이 많은 칭찬과 사랑을 주신 덕에 힘을 받아 영화 작업에 열심히 몰두하게 한다. 1부터 100까지 감사한 부분이지만 부끄럽고 쑥스럽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번 작품이 얼마나 흥행할지는 모르겠지만 관객들에게 재밌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며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기분 좋은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한 그는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만 제공해서 제작자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며 "영화를 기획한 5년 동안 감독님과 얘기하고 상의한 것뿐이다"고 전했다.

이선균의 존재감이 약한 점도 아쉬운 지점이다. 이선균의 대사 역시 음향 효과 탓에 잘 들리지 않는다. 김 감독은 "감독인 나도 고민한 부분"이라며 "인물이 전장에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 연출했다"고 밝혔다.

12월 26일 개봉. 124분. 15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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