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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 카드사 수장들…”변화보다 안정” 연임 무게 실린다


입력 2018.12.14 06:00 수정 2018.12.14 08:09        배근미 기자

삼성·BC·현대카드, 그룹 임원인사 '광풍' 속 수장 연임 잇따라 확정

'연임 연부 안갯 속' 신한·하나·롯데도 '격변기' 속 연임 가능성 확대

삼성·BC·현대카드, 그룹 임원인사 '광풍' 속 수장 연임 잇따라 확정
'연임 연부 안갯 속' 신한·하나·롯데도 '격변기' 속 연임 가능성 확대


카드수수료율 인하와 대출 규제 등 잇단 악재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카드업계에도 연말 인사시즌이 찾아왔다. 현재 8개 카드사 중 절반 이상의 CEO(최고경영자)들이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 만료가 예정된 가운데 역대급 위기를 돌파할 적임자로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기류가 강해지면서 교체보다는 연임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데일리안

카드수수료율 인하와 대출 규제 등 잇단 악재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카드업계에도 연말 인사시즌이 찾아왔다. 현재 8개 카드사 중 절반 이상의 CEO(최고경영자)들이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 만료가 예정된 가운데 역대급 위기를 돌파할 적임자로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기류가 강해지면서 교체보다는 연임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삼성·BC·현대카드, 그룹 임원인사 '광풍' 속 수장 연임 잇따라 확정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12월 현재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와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앞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과 이문환 BC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지었다.

현재 카드업계 내에서 가장 먼저 수장 연임을 확정지은 곳은 BC카드다. KT계열사인 BC카드의 경우 별도의 임기 없이 매년 연말이 되면 임원을 대상으로 정기인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KT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교체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이문환 사장은 내년에도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교체설이 적지 않았던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역시 지난달 말 삼성그룹 인사 발표를 통해 연임을 확정지으며 2014년 이후 6년에 걸쳐 삼성카드 지휘봉을 잡게 됐다. 당초 카드업계 내에서 흔치 않은 장기 집권과 순익 감소 등을 이유로 원 사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시각 또한 적지 않았으나 이같은 실적 악화가 비단 삼성카드만의 문제가 아닌 수수료 인하 등 정부 정책이 악재로 반영돼 업권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첫 인사로 그 어느때보다 대대적인 세대교체로 연임 여부가 불투명했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그룹 부회장 6명 중 4명이 자리를 옮기거나 고문으로 물러나는 '인사 태풍' 속에서도 가까스로 자리를 지켰다.

'연임 연부 안갯 속' 신한·하나·롯데도 '격변기' 속 연임 가능성 확대

아직 연임 혹은 교체 기로에 서 있는 타 카드사 수장들의 상황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업계 1위’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의 경우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취임한 이후 업계 내에서 비교적 무난하게 경영활동을 이어간 데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CEO의 임기가 대부분 ‘2+1’ 공식을 지켜왔다는 부분에 있어서도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역시 내년 3월이면 3년 간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연임 여부는 여전히 안갯 속이다. 그러나 업황 악화에 지난 3분기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실적 악화 늪에 빠진 반면 하나카드의 경우 1년 전보다 28% 개선된 순익을 기록하는 등 순익 악화에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높은데다, 정 사장의 야심작인 '원큐(1Q)카드'의 인기가 실적 개선에 한 몫을 했다는 분석 또한 함께 나오고 있어 '4연임' 가능성을 놓고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공개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롯데카드 역시 김창권 대표(부사장)에 대한 연임 및 교체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일단 당장 내년 10월까지 매각 추진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장을 통한 변화보다는 기존 수장의 안정적 경영기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의견이 높다.

김 사장은 지난 달 그룹사가 지주사 전환에 따른 금융회사 매각설을 공식 인정하자 사내 임직원 게시판을 통해 "오늘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매각절차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알려드리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대표이사로서 약속드리건데 임직원들의 삶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노력하겠다"며 직원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한편 카드업계 CEO들의 이같은 연임 분위기 확산에는 최근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 등 카드업계 전반에 걸쳐 형성되고 있는 위기감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장 교체의 경우 위기 극복을 위한 고강도 쇄신 효과는 가져올 수 있겠지만 새로운 CEO가 업계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경영에 나서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목전에 닥친 위기 돌파에 있어서는 오히려 현 수장들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교체나 연임 모두 장단점이 있겠지만 지금의 카드업권 현실에서 새로운 수장의 적응을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CEO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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