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12월 지방 정비사업 큰장 열리나
이달 지방 시공사 선정총회만 5곳, 입찰 2곳 예정
실적 채우기에 급급한 건설사들 사업성 검토 겨를 없이 분주
건설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정비사업 실적을 채우기 위해 지방에서 한판 전쟁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연내 시공사를 선정하는 정비사업지들 대부분이 지방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해당 조합들 역시 올해를 넘기지 않기 위해 사업절차에 급가속을 밟고 있어 건설사들이 더욱 분주해졌다.
업계에서는 예년에 비해 수주물량이 크게 줄어 실적 채우기에 급급한 건설사들이 사업지의 규모와 사업성을 제대로 검토할 겨를 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들어 정비사업 시공사 입찰이 유찰되는 사업지가 많은데, 건설사들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추후 시공권 포기와 계약해지 등의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4일 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방 정비사업지들이 사업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패달을 한껏 밟고 있다. 실제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 지방에서 시공사 입찰 2곳, 시공사 선정총회는 5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들 대부분 사업지는 지난해와 연초까지 정비사업 분위기가 한 껏 달아올랐던 곳이다. 특히 부산에서는 연초 시공사 선정을 앞둔 대규모 사업지가 연말로 미뤄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달 시공사 선정총회 스타트를 끊은 곳은 지난 2일 GS건설을 시공사로 낙점한 대구 만촌3동(수성32구역) 재개발 사업지다. GS건설은 경쟁사인 한화건설을 누르고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수성자이’로 재탄생하게 될 수성32구역은 지하3층~지상 25층 10개동 규모에 아파트 90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이 사업의 규모는 2370억원이다.
오는 8일에는 김해 외동주공 재건축이 시공사 선정총회를 연다. 이곳은 태영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이 2파전을 앞두고 있다.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는 이곳에 1125가구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한다.
이달 시공사 선정의 클라이막스는 오는 15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에만 시공사 선정총회가 3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부산 최대어로 불리는 부산 영도1-5구역 재개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곳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부산에서 보기 드문 대형 사업지로 경쟁입찰이 두 차례나 유찰된 상태다. 만약 시공사 선정이 별탈 없이 마무리되면 이곳은 지하 3층~지상 40층 35개동에 4445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사업장이다보니 건설사들이 부담을 느끼며 입찰 성사가 쉽지 않았다”며 “조합이 시공능력 평가액 순위가 높은 건설사를 대상으로 사업 참여제안서를 받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최종적으로 물망에 올랐다”고 전했다.
또 이날에는 대구 남도·라일락·성남·황실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린다. 현재 롯데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중견사인 한신공영이 경쟁을 치를 예정이다.
이 사업은 대구광역시 달서구 성당동 682-1·725·726-1·726-3번지 일대에 아파트 832가구를 신축하는 것이다.
광주에서는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광주 방림지구 송림주택 재건축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리는데, 남해종합건설, 경하종합건설, 신원건설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20일에는 부산 서금사 재정비촉진A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린다. 롯데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SK건설이 맞붙을 예정이다.
이 사업은 부산 금정구 부곡동 332-4번지, 773-1번지 일대에 아파트 2513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시공사 입찰을 보면 당장 이번 주 5일 대구 광명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입찰이 있다. 현설에는 총 12개의 건설사가 집결해 북새통을 이뤘다.
같은 날 대전 대사동1구역 재개발 시공사 입찰 일정이 잡혀 있는데, 현설에는 현대건설 등 총 11개사가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입찰이 유찰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되는 곳은 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며 “특히 정부의 규제로 홍보, 이주비 제안 등이 막히면서 시공사를 낙점할 수 없는 분위기가 깊어지고 있어 연말 끝까지 봐야 건설사들 실적 향방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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