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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김정은 답방, 국론분열 없다"…남남갈등 격화 '모르쇠'


입력 2018.12.03 16:50 수정 2018.12.03 16:57        이배운 기자

‘평양올림픽’ 논란부터 ‘백두칭송위원회’ 까지…국론분열 점철된 한 해

보수사회 “비핵화 진정성 없는 방남 용납못해”…찬반시위 격돌 예고

지난 2월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평양 올림픽 반대, 김영철 방한 반대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북한 인공기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평양올림픽’ 논란부터 ‘백두칭송위원회’ 까지…국론분열 점철된 한 해
보수사회 “비핵화 진정성 없는 방남 용납못해”…찬반시위 격돌 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답방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모든 국민들이 쌍수로 환영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답방이 성사됐을 경우 국론 분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국론 분열이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평화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든 국민이 바라는 바"라고 낙관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한 남북 화해 과정에서 '남남갈등'은 끊이지 않았고 갈등이 해소될 기미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 2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한하기로 하자 정계와 보수단체들은 '천안함 폭침 사건 책임자의 방북을 허용할 수 없다'며 전국 곳곳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일부 야당 지도부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한을 몸으로 막기 위해 파주 통일대교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두 달 후 남측 기자단을 만난 김 부위원장은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며 천안함 사건을 비아냥 거리는 듯한 어조로 자신을 소개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응원단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첫 경기에서 ‘김일성 가면’ 논란을 빚은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올림픽 참가 및 한반도기 공동입장을 두고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됐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이룩한 성과라며 자평했지만 올림픽 개최국으로서의 위상과 수고를 북한에 넘긴 꼴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또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가시적 성과 도출에 급급한 정부가 남남갈등을 자초한 사례로 꼽힌다. 정치적 이해에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는 여론이 들끓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여자 아이스하키는 메달권이 아니다”고 발언했고 결국 호된 역풍을 맞았다.

북측의 잇따른 돌발행동도 남남갈등으로 이어졌다. 지난 2월 북측은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계획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5월에는 고위급회담을 돌연 취소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북측이 우리 정부를 얕보고 길들이려 한다는 비판과 우리 언론의 잘못된 보도 행태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의견이 충돌했다.

이처럼 북한이 모호한 태도를 보일 때마다 국내에서는 북측의 의도를 두고 각종 추측과 해석이 쏟아지면서 갈등이 불거졌지만 정작 북한 당국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패턴을 지속했다.

이에 대해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은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키면서 '남남갈등'을 유도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할 수단은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 전략을 통해 대북공조를 약화 시키고 핵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남북정상회담 환영 청년학생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에는 김 위원장을 칭송하고 연내 서울 답방을 촉구하는 시위와 이에 반발하는 여론이 충돌하면서 남남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청년단체 '위인맞이환영단'은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님을 정말 훌륭한 위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기 서울답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 논란이 됐다.

또 지난달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진보 성향 단체들이 '백두칭송위원회' 결성식을 열고 "김 위원장과 북한의 지도부, 국민들이 보여준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열망은 가히 경이적이었다"며 "자주 통일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진정 어린 모습에 우리 국민 모두 감동했다"고 발언했다.

이에 탈북민 지원단체들은 청와대 인근에서 "북한 인권을 외면한 답방은 용납될 수 없다"며 맞불 시위에 나섰고 '백두칭송위원회'에 대항해 출범한 '백두청산위원회'는 "주민들의 인권을 탄압하는 독재자란 점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며 서울답방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보수 단체 관계자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 까지 김 위원장 답방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강도 높은 반발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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