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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실탄 장전" NH농협은행, 예금 규모 2위 '도약'


입력 2018.11.29 06:00 수정 2018.11.29 06:05        부광우 기자

올해 3분기 말 원화예수금 223조…올해 들어 23조↑

예대율 규제 강화 앞두고 실탄 여유…대출 행보 주목

올해 3분기 말 원화예수금 223조…올해 들어 23조↑
예대율 규제 강화 앞두고 실탄 여유…대출 행보 주목


국내 5대 은행 원화예수금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NH농협은행이 고객들로부터 받은 예금 규모가 올해 들어 20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단숨에 국내 은행들 가운데 두 번째로 올라섰다. 이로써 농협은행은 예금을 기준으로 은행들의 대출을 옭죄는 규제 강화를 앞두고 비교적 여유 있는 실탄을 쌓게 됐다. 여전히 주요 시중은행들에 비해 적은 수준의 대출을 유지하고 있는 농협은행이 이를 바탕으로 언제쯤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지 주목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이 보유한 원화예수금은 1101조8775억원으로 지난해 말(1042조7203억원) 대비 5.7%(59조1572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띄었다. 농협은행의 원화예수금은 222조6072억원으로 같은 기간(199조2142억원) 대비 11.7%(23조3930억원) 늘었다.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이 기간 원화예수금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넘긴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했고, 증가 금액 역시 가장 컸다.

이에 힘입어 농협은행은 원화예수금 순위에서 5대 은행들 중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5대 은행들 중 4위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단연 가파른 상승 곡선이다. 이제 농협은행보다 원화예수금 규모가 컸던 곳은 국민은행뿐이었다. 국민은행의 원화예수금은 238조2323억원에서 251조7160억원으로 5.7%(13조4837억원) 증가하면서 1위 자리를 사수했다.

반면 신한은행의 원화예수금은 203조105억원에서 212조5933억원으로 4.7%(9조5828억원) 늘어나는데 그치며 농협은행에 밀렸다. 우리은행 역시 208조1551억원에서 211조3019억원으로, 하나은행 역시 194조1082억원에서 203조6591억원으로 원화예수금이 각각 1.5%(3조1468억원)와 4.9%(9조5509억원) 증가하는데 머물며 농협은행의 액수에는 미치지 못했다.

농협은행의 남다른 예금 확대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강화된 예대율 규제 시행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 벌어진 변화라는데 있다. 예대율 규제는 예수금과 비교한 대출금의 비율을 100%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로,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예수금을 더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농협은행의 예금 급증은 규제 강화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가계부채 증대를 억제하기 위해 2020년부터 예대율 산정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해 둔 상태다. 예대율 계산 시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해 차등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확보한 예금이 적은 은행은 가계대출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다만, 당초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은행들의 우려를 감안해 그 시기를 늦춘 상태다.

결국 농협은행의 늘어난 예금은 향후 대출을 늘리고자 할 때 짐을 덜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농협은행이 예금은 크게 확대하면서도 대출은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여력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올해 3분기 말 원화대출금은 196조6502억원으로 전년 말(190조9039억원) 대비 3.0%(5조7463억원) 늘어나는데 그치며 5대 은행들 가운데 홀로 200조원 이하를 나타내고 있다.

다른 은행들의 대출은 모두 농협은행보다 규모도 클뿐더러 증가세도 가팔랐다.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51조6817억원으로 같은 기간(234조3406억원) 대비 7.4%(17조3411억원) 늘었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도 195조4967억원에서 205조1882억원으로 5.0%(9조6915억원) 증가했다. 또 우리은행은 198조5046억원에서 204조5768억원으로, 하나은행은 187조9393억원에서 200조4913억원으로 원화대출금이 각각 3.1%(6조722억원)와 6.7%(12조5520억원)씩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여건 상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예대율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예금 확대가 유일한 방안"이라며 "결국 새 규제 시행 전까지 예금을 많이 늘려 놓은 은행이 훗날 좀 더 원활한 대출 영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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