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고친 말리부, 한국GM 재도약 이끌까
추가된 디젤모델, 배기량 낮춘 1.35 E-터보 가솔린 시장 반응 관건
추가된 디젤모델, 배기량 낮춘 1.35 E-터보 가솔린 시장 반응 관건
개선된 디자인과 편의·안전사양으로 무장한 말리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올해 각종 이슈로 부진했던 한국GM의 판매실적 반등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국GM은 26일 ‘더 뉴 말리부’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말리부는 그동안 한국GM 판매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온 볼륨 모델인 만큼 이번 신형 모델의 성공 여부가 전체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말리부는 미국 쉐보레 기준 9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다. 국내에는 2016년 4월 출시 이후 2년 7개월 만에 이뤄지는 페이스리프트다. 통상 페이스리프트 시기가 풀체인지 이후 3~4년 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소비자들은 비교적 빠른 시기에 말리부의 새 얼굴을 만나게 된 셈이다.
물론 이는 9세대 모델의 국내 출시 시기가 미국보다 늦었던 반면,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는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착시효과 때문이지만 국내 판매 실적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차가 소비자에게 가장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디자인이다. 기존의 차체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페이스리프트는 디자인 측면에서 변화가 크지 않은 게 보통이지만 신형 말리부는 전면 디자인을 크게 바꾸면서 풀체인지(완전변경)에 버금가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가장 큰 변화는 듀얼포트 그릴 중 하단 그릴 사이즈다. 구형의 경우 하단 그릴이 작고 그 하단 좌우에 아래로 꺾인 안개등이 위치해 있어 국내에서는 ‘울상’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신형은 하단 그릴이 훨씬 커지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릴과 주변부에 크롬 장식도 늘었다.
전체적인 인상은 구형이 단정하고 세련된 모습이었다면 신형은 상대적으로 화려한 모습이다.
파워트레인도 다양화됐다. 기존 말리부는 1.5ℓ 및 2.0ℓ 터보 가솔린, 1.8ℓ 하이브리드 모델로 운영됐으나 신형은 1.5ℓ 터보 가솔린이 1.35ℓ E-터보 가솔린으로 대체되고, 기존에 없던 1.6ℓ 디젤 엔진도 추가된다. 미국산 파워트레인이 장착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향후 출시될 예정이다.
1.6 디젤 모델이 추가되는 부분은 크건 작건 말리부 판매실적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아우디·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와 BMW 디젤차 화재사고로 디젤엔진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악화됐고, 현대자동차의 경우 승용 디젤 라인업을 단종시킨 상태지만 이는 오히려 말리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디젤차의 고연비와 높은 토크를 선호하는 수요가 일부나마 존재하는 상황에서 경쟁차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1.35 E-터보 가솔린의 경우 물음표가 남는다. 회사측은 E-터보 엔진에 대해 “배기량을 낮추면서도 연료 낭비를 줄이고 동력성능을 최대화해 효율과 성능에서 최적의 균형을 이룬 다운사이징 엔진”이라고 강조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너무 빈약한 배기량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35 E-터보엔진의 복합연비는 14.2km/ℓ로 기존 1.5터보엔진(12.7km/ℓ)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그 덕에 국내 가솔린 중형모델로는 최초로 복합 연비 2등급을 획득했고,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까지 획득해 저배기량에 따른 세제 혜택은 물론, 공영주차장 할인 등 친환경 차량이 누리는 각종 혜택까지 제공 받을 수 있다.
다만 1.35 E-터보 모델의 동력성능은 1.5터보 대비 다소 떨어진다. 최고출력은 166마력에서 156마력으로, 최대토크는 25.5kg·m에서 24.1kg·m까지 낮아졌다. 구형 말리부의 경우 1.5터보 모델로도 충분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신형 말리부의 1.35 E-터보 모델도 그런 평가를 이어갈지 여부가 관건이다.
가격은 일부 중간 트림을 기존보다 낮췄으나 기본모델과 최상위 트림 가격은 그대로다. 기본트림인 E-Turbo LS는 2345만원으로 기존 말리부 1.5 터보 모델과 동일한 가격이며, 최상위 트림인 2.0 터보 퍼펙트 블랙 모델도 기존 말리부 최상위 트림과 동일한 3279만원이다.
맨 아래와 맨 위 가격이 같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장에 찾아가 영업사원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동결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1.35 E-터보 모델 트림에서 배기량이 낮아졌는데도 가격이 동일한 부분을 설득하는 게 한국GM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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