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끝나고 김정은 향해 '채찍' 휘두를까
여론관리 얽매이지 않고 긴장형성 가능…‘강온전략’ 재개되나
공화당, 상원 과반의석 유지 전망…대북정책 주도권 유지될 듯
여론관리 얽매이지 않고 긴장형성 가능…‘강온전략’ 재개되나
공화당, 상원 과반의석 유지 전망…대북정책 주도권 유지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유화 제스쳐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일 중간선거 이후에 태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핵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해도 연일 "북한문제가 잘 해결되고 있다"며 낙관론을 펼쳐왔다. 아울러 비핵화 회의론이 불거질 때마다 관련 보도들을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며 “김정은과 나는 좋은 친구 관계다”고 친분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는 오는 6일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표정관리’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외교적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핵협상이 원활하지 못함을 인정하는 것은 선거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선거 여론을 살필 필요가 없어지면 유화 제스처를 거두고 북한에 긴장·압박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내밀면서 협상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강온전략'을 재개하는 것이다.
강온전략은 대화와 압박 중 한 가지 전략만으로는 북한의 핵무력 강행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한 압박을 가할 때마다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하게 맞서며 무력충돌 위기에 치닫기도 했다.
반면에 무조건적인 유화 제스쳐는 핵협상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북한 지도부의 오판을 초래해 자칫 핵 위협이 더 커지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대화와 압박을 절충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이는 북한이 비핵화 테이블에 앉는 성과를 도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과반의석을 모두 빼앗기는 참패를 겪지 않는 이상 대북 정책의 주도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쥘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간선거 전망은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는 빼앗기지만 상원은 수성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지속하는 한 전통적 매파 외교 정책 입장을 밀어붙이기는 어렵다”며 “민주당은 자신들이 통상 지지해 온 대화·타협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외교를 비판하는데 효율성과 집중력을 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정건 교수는 이어 “북한 문제의 경우 미국 하원보다는 상원이 중요하다”며 “만약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나타난다면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게 되는 경우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간선거 이후 온건파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경질되고 또다른 강경파 인사로 대체되면서 대북 기조가 한층 더 강경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다. 후임자로는 육군 4성 장군 출신인 잭 킨,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강경파 인사들이 거론된다.
이형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외교관행과 다른 관점으로 북한 비핵화를 바라봤고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며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탑다운(top-down) 협상은 더욱 탄력을 받고, 비핵화는 속도감 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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