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인기 높은 '고급화장품'…수입세율 인하 영향은?
중국, 11월부터 소비재 수입세율 10%p 인하…호재 가능성
업계선 "영향 제한적일 것"…치열한 시장경쟁으로 기대감 낮아
중국이 오는 11월부터 고급화장품을 포함한 일부 수입품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소비진작을 위한 이번 조치가 중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외 럭셔리 브랜드에 얼마나 큰 영향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10일 대한화장품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오는 11월 1일부터 고급화장품 수입세율을 종전 60%에서 50%로 10%p 인하하기로 했다. 고급화장품 기준은 수입 세후 가격이 10위안(약 1640원)/ml(g) 혹은 15위안(약 2460원)/매(장) 이상인 제품이다.
앞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고급화장품과 기계류, 방직물 등 1585개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하하는 세율 조정표를 발표하고 11월부터 이를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 등 국내 화장품과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유니레버, P&G 등 글로벌 브랜드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후'와 '숨' 등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을 고가 라인 중심으로 강화한 결과 이들 브랜드의 2분기(4~6월) 매출이 87% 증가했다. 고급화장품 전략에 투자하면서 올해 상반기 화장품부문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4% 증가한 1조9011억원, 영업이익은 24.7% 증가한 4063억원을 거뒀다.
아모레퍼시픽도 설화수·헤라·프리메라 등 럭셔리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면서 아시아 사업의 수익성을 높였다. 설화수의 대표 제품인 '윤조', '자음생' 등의 판매 호조와 함께 럭셔리 브랜드 중심으로 아시아권 매장을 늘리면서 올해 2분기 아시아 사업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4% 증가한 456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는 고급화 흐름이 강해지는 추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 중소도시 경제의 빠른 성장과 전자상거래 발달로 고급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 성장세를 본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이 몰려들면서 '춘추전국시대' 형국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최근 3년간 중국에 진출한 브랜드 중 75% 이상은 고급화장품 콘셉트였다.
중국이 이처럼 '글로벌 뷰티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이번 고급화장품 수입세율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높은 경쟁에 비해 수입세율 인하로 인한 이득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현재로서 수입세율 인하는 아모레퍼시픽 중국 사업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뷰티시장 내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아시아 대표 럭셔리 브랜드로서 리더십을 제고하고 있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매장 출점을 확대하고 대표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월 홍콩에서 설화수 '자음생에센스' 글로벌 론칭 행사를 개최해 아시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전속모델인 배우 송혜교와 중국 배우 겸 모델인 장즈린(Zilin Zhang), 홍콩 배우 유가령(Carina Lau) 등이 참석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 6월 홍콩에서 '2018 후 궁중연향 in 홍콩' 행사를 열고 '후 천율단' 라인의 글로벌 론칭을 알렸다.
이번 중국 정부의 관세 인하 조치가 당장 국내 화장품업계에 이득이 되지는 않지만 업계는 중국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다 프리미엄 제품 신장률도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향후 중국 등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지난 1일 론칭했다.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한방 화장품에 주목해, 한방 원료를 쓴 자연주의 화장품을 콘셉트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작은 백화점과 면세점 위주로 입점하는 고급 화장품 브랜드"라며 "우선 면세점에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중국 진출 등 향후 계획을 순차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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