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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협위원장 일괄사퇴를 희망의 불씨로 만들려면


입력 2018.10.02 06:38 수정 2018.10.02 06:39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중진의원들, 愛黨 차원서 자신 돌아봐달라

용퇴한다면 의정활동하며 새 당협위원장 도와주길

<칼럼>중진의원들, 愛黨 차원서 자신 돌아봐달라
용퇴한다면 의정활동하며 새 당협위원장 도와주길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일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일괄사퇴 의결에 따라 부산 해운대갑 당협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다른 요인도 많았지만 지난 지방선거 참패에 대해 당협위원장으로서 부족했던 점 등을 생각할 때 담담할 뿐이다.

나 개인의 진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당의 앞날이고 보수우파 진영의 재건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당협위원장들을 비대위 의결로 일거에 다 날린 것은 내용과 절차, 정치적 효용 등 측면에서 문제가 없지 않지만, 앞으로 하기에 따라 그 문제들을 다 뛰어넘어 당 재건, 보수회복을 위한 희망의 불씨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다.

비대위원장이 이번에 당협위원장들 자리를 일거에 다 비우는 사고를 친 동기도 따지고 보면, 한국당 내에는 아무리 큰일이 나도 제때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 한 명 없었고 자신의 기득권은 도무지 내려놓을 줄 모르는 사람들 뿐이라는 현실도 작용했을 것이다. 오죽하면 그랬겠는가.

그리고 만의 하나, 비대위원장의 정치공학적 고려가 바닥에 깔려있다손 치더라도 기왕 이렇게 판을 벌린 김에 비상한 각오로 이번에 몇몇 중진의원들의 당협위원장 직함을 떼내는 일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다행일 것이다.

또한 그런 조치를 당한 중진의원들이 재작년 총선 당시 민주당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낙천의 일격을 당한 중진의원들처럼 대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취해준다면, 총선을 1년반 앞둔 시점에서 당원과 지지자에게 지난 2~3년 끝없이 추락해 온 당에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갖게 하고 재결집을 기대하게 만드는 나비효과의 '나비'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사견으로는 내후년 총선 전까지 정부나 더불어민주당이 아무리 점수를 까먹더라도, 한국당이 스스로 점수를 올리지 못하면 민주당 지지자들이나 중도층 가운데 한국당 혐오자들이 한국당 지지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 같다.

그보다 현실적인 목표는 한국당에 실망한 '집토끼' 즉 당원들과 그래도 "밉지만 다시 한 번" 한국당을 쳐다봐줄 수 있는 과거의 보수 지지층만이라도 더 이상 마음이 떠나가지 않게 붙들어 두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 관점에서 지난 2~3년 당의 실태를 지금 이 지경으로 만드는데 원인을 제공했던 현역 의원들은 이번 기회에 정말로 자신을 돌아봐주기를 소망한다.

정치생명을 지키겠다고 내후년 총선에 또 나서는 것이 맞는지, 만약 다시 나서면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을 자신이 있는지, 선택받는 것은 고사하고 그 욕심과 착각 때문에 당의 이미지를 망치고 다른 유망한 후보들까지 '묻지마식 외면'을 당하게 만드는 역적이 되지는 않을지…….

정말 냉정하게 애당(愛黨) 차원에서, 백척간두에 서있는 나라를 구하겠다는 애국심의 자세로 돌아봐주기를 진언하고 싶다.

다시 나서지 않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 당협위원장 재임명을 사양하고, 남은 임기 동안 열심히 의정 활동을 하는 한편, 새 당협위원장의 정착을 도와줘야 한다.

현역 중진의원 1명을 바꾸면 원외당협위원장 10명을 바꾸는 정도의 인적쇄신으로 비칠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이번 비대위의 당협위원장들을 일괄 사퇴시킨 거사는 여러 가지 흠결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아울러 그렇게 하는 것이 지난 2~3년 총선 패배, 분당(分黨)과 탄핵 과정에서 단 한 명도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의원이 없었던, 정녕 반성도 부끄러움도 모르는 정당이 돼버린 한국당에 등 돌린 '집토끼'들을 붙잡아둘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라고 이야기하는 당원들이 많다.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의결이 비대위의 일과성 조치에 그치고 중진의원들이 모두 다 기득권에 다시 매달린다면, 한국당에게 앞날은 다시 없을 것이고 내후년 총선도 보나마나일 것이다.

글/석동현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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