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매장 판도 바꾸는 SNS…"인증샷 위한 포토존은 필수"
상품 진열 공간보다 '포토존' 구성에 공들여…SNS 이벤트 연계해 입소문 효과 '쑥'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가 국내 패션·뷰티업계 매장 구성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매장을 찾는 고객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품을 진열하는 공간 외에도 고객들이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릴 수 있는 분위기 있는 장소까지 구비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지난 18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플래그십 매장에서 제품 판매공간으로 활용하는 지하 1층을 제외하고 나머지 1, 2층 곳곳에 포토존을 설치했다.
특히 2층 전체를 복합 놀이시설 공간으로 구성해 열기구와 택시 케이블카 구조물, 북극곰 농구골대와 볼링존에서 고객들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거나 게임을 즐기도록 했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포토존에 있는 북극곰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올 시즌 디스커버리 패딩 제품 콘셉트를 인지할 수 있다.
디스커버리 측은 SNS 이벤트를 활용한 입소문 효과도 높이고 있다. 매장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고객에게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지난 7월 오픈한 띠어리 한남동 매장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으로 이뤄져 있다. 패션과 음악, 카페를 한 곳에서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2~3층은 100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구성해 재즈·클래식 음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했고, 4층에선 팝업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띠어리', '#띠어리한남' 등의 해시태그(#)가 달린 매장 방문 인증샷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럭셔리 브랜드 '띠어리' 관계자는 "트렌디하고 젊은 이미지가 강한 서울 한남동에 잇(It) 플레이스를 마련했다"며 "이 매장을 통해 고객들과의 다각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상품 체험 기회를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들을 주 타깃층으로 하는 뷰티 브랜드도 SNS와 매장 구성을 적극 연계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명품 화장품 브랜드 디올(Dior)과 손잡고 이달 3일부터 내년 2월까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운영하는 팝업 매장은 전문가들의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고 찍은 사진을 바로 SNS에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포토 월’을 운영 중이다.
작년부터 서울 강남역 인근 등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자리한 올리브영·시코르·미샤 등 뷰티숍들은 매장 내 포토존을 마련해 집객효과를 높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리브영 강남본점은 체험과 체류에 주목해 AR(증강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디바이스를 곳곳에 접목했다. 이 중 일부는 제품이나 메이크업 정보를 SNS에 바로 공유할 수 있다.
시코르 강남점도 독특한 인테리어 공간을 마련해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지하 1층에 있는 '미러 스페이스'는 수십 개의 거울이 있는 곳으로, SNS 세대를 위해 어느 각도에서 '거셀(거울 셀카)'을 찍어도 신비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장식들로 꾸몄다.
헤어살롱 기구와 쇼파 등 바비인형을 연상시키는 소품으로 마치 테마파크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오브제들도 배치했다.
올리브영의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들 사이에서는 최근 스스로 SNS 영향력을 높이는 '셀플루언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셀플루언서는 셀프(Self·자신)와 인플루언서(Influencer·온라인 마케팅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가 결합된 신조어로, 인플루언서처럼 자신의 추천이 곧 트렌드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에 올리브영은 지난 20일까지 실시한 가을 세일에서 Z세대를 정조준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득템 생방송'을 하고, 이번 세일과 관련된 해시태그 이벤트를 여는 것 등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리브영세일'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지난 여름 세일에 비해 5배 증가했다.
한 브랜드숍 관계자는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즉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기에 적합한 매장을 구성하는 것은 세계적인 트렌드다"라며 "국내 패션·뷰티업계도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동시에 입소문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매장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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