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4가 독감백신, 영유아 임상 공개…"온 가족 백신으로 재탄생"
허가 1년 만에 영유아 적응증 확대…생후 6개월 이상 전 연령 접종 가능
지난해 프랑스 백신 제조시설 첨단화…올해 예방접종 시즌 공략 본격화
사노피 파스퇴르는 29일 4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박씨그리프테트라주'의 생후 6개월 이상 35개월 이하 영유아 대상 글로벌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또 올해부터는 생후 6개월 이상 전 연령을 위한 독감백신으로 이름을 알릴 것을 예고했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이날 박씨그리프테트라주 국내 출시 1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생후 6개월 이상부터 전 연령 대상 접종이 가능한 4가 독감 백신이다.
독감 바이러스를 A형 2개, B형 1개 예방할 수 있는 3가 백신과 달리 4가 백신은 B형 바이러스를 하나 더 예방할 수 있다.
앞서 작년 6월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생후 36개월 이상 전 연령 접종을 허가 받아 출시됐다. 이후 약 1년 만인 지난 6월 15일 생후 6개월 이상 전 연령에서 접종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적응증을 확대 허가 받았다.
밥티스트 드 클라랑스(Baptiste de Clarens) 사노피 파스퇴르 대표는 이날 "1년 전 박씨그리프테트라주를 출시하고, 올해 6월 식약처로부터 접종 연령을 확대받았다"며 "올해 독감 예방접종 시즌부터는 영유아를 포함한 온 가족의 독감백신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사노피 파스퇴르가 영유아 5400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만 6개월 이상 만 35개월 이하 영유아에서 백신 유사 바이러스주에 의한 인플루엔자를 68.4%까지 감소시켰다.
모든 A형 및 B형 독감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50.98%까지 감소시켰다. 이상반응 발현율에 있어서도 위약(심리적 효과를 주는 가짜약)과 비교했을 때 유사한 수준에 그쳐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연구는 유럽, 아시아,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의 43개 센터에서 1년 9개월 간 진행됐다.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전 세계 18억도즈가 판매된 3가 독감 백신 박씨그리프주와 비교해 생후 6개월 이상 전 연령에서 기존 3가 백신이 포함하고 있는 세 가지 바이러스주에 대한 면역원성이 비열등하며, 추가된 B형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우월함을 확인했다.
독감은 유행 시기마다 25~50만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영유아와 65세 이상 노인에서 입원과 사망 위험이 높다.
밥티스트 드 클라랑스 대표는 "전 세게 독감백신의 40%를 공급하고 있는 사노피 파스퇴르는 작년 프랑스에서 독감백신 제조시설을 첨단화했으며, 올해 체게적인 시스템 하에서 한국 등 국가에 박씨그리프테트라주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97년 설립된 사노피 파스퇴르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사노피 그룹의 백신사업 부문으로, 매년 전 세계 백신 제품 10억 도즈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박씨그리프테트라주라는 이름은 백신(Vaccine)과, 독감의 프랑스어 그립(grippe), 4가의 '4'를 뜻하는 테트라(tetra)를 조합한 것이다.
다음은 서한석 사노피 파스퇴르 의학부 실장과 이현수 실장이 참여한 질의응답 내용.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윤리적 문제 소지는 없나.
이런 대규모 임상시험을 디자인할 때 임상시험윤리위원회(IRB)의 검토를 받게 돼 있다. 피험자에 대해 윤리적으로 적절한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어떤 그룹은 백신을 주고 또 다른 그룹은 백신을 주지 않고 대조하는 방식이 활용되는데, 이 경우 임상이 끝난 뒤 백신을 사후 지급한다.
▲임상 대상 영유아에서 인플루엔자를 68.4% 감소시켰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일반적으로 치료제 효능을 말할 때, 투약한 100명 중 60명에게서 효과가 있었다고 하면 60%로 쉽게 계산이 나온다. 백신의 효능과 연관된 면역원성(immunogenicity)이 이같은 방식으로 측정이 된다. 다만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유효성(Efficacy)이라는 개념으로도 효능을 입증했다. 이 방식은 예컨대 2000명은 백신을 맞은 그룹A, 또 다른 2000명은 백신을 맞지 않은 그룹B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룹B에서는 1000명이 독감에 걸려 50%의 발병률을 보인 것과 달리 그룹A에서는 200명(10%)만이 독감에 걸렸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치자. 두 개 그룹의 발병률 차이인 40%가 그룹B의 발병률 50%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80%를 산출하는 게 유효성 검증 방식이다.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이 방법으로 68.4%라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같은 임상 방식을 택한 이유는 뭔가.
국가별 규제 당국에 따라 유효성 입증을 원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지만, 국내 독감백신들은 면역원성 검증만으로도 허가받을 수 있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은 3가 백신에 B형 바이러스 관련 효능을 하나 더 추가한 것뿐인 4가 백신을 허가할 때도 유효성 방식에 따라 실제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유럽 허가를 받기 위해 사노피 파스퇴르의 4가 백신도 EMA 요구에 따라 임상을 진행한 것이다.
▲올해 국내시장에 공급할 물량은 충분히 확보했나.
사노피 파스퇴르는 전세계 공급량의 40%를 담당하는 세계 1위 독감백신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 충분한 양의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도 영유아뿐 아니라 모든 연령이 접종받을 수 있도록 물량을 확보해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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