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통일되는지 내기하자" 南北 형제의 간절한 염원
"살 때까지 통일되면 다행이고,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만나자"
'다시만나자, 이것이 꿈이 아닌가' 언니에게 편지 쓴 北 동생
"발등 상처 보니 우리 오빠 맞더라" "어릴적 기억 많이 난다"
"살 때까지 통일되면 다행이고,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만나자"
'다시만나자, 이것이 꿈이 아닌가' 언니에게 편지 쓴 北 동생
"발등 상처 보니 우리 오빠 맞더라" "어릴적 기억 많이 난다"
25일 오후 3시부터 5시 15분까지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재회한 남북 이산가족들은 절절한 그리움을 털어놨다. 금강산에서의 둘째 날, 가족들은 금강산 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반가워 얼싸안고, 안타까워 서로를 다독이며 끈끈한 가족애를 나눴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를 나누는 노남매, 북측 오빠의 얼굴을 보며 훌쩍이는 여동생, 어린 손자에게 과자를 건네주는 북측 가족, 이 시간을 추억하기 위해 어깨동무하고 사진을 남기는 가족들까지 곳곳에서 반가움과 그리움이 묻어났다.
"살 때까지 통일되면 다행이고,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만나자"
북측 형 장운봉(84) 씨를 만난 장구봉(80) 씨는 형과 5년 내 통일이 되는지 내기도 했다. 구봉 씨는 단체상봉 전 개별 상봉 및 객실 중식 때 "그 양반(형)이 84세인데 5년 내 통일이 되겠느냐고 나하고 내기도 했다"면서 "그 양반은 '된다' 나는 '되겠느냐, 통일은 안 되더라도 왕래만이라도 되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눈물로 상봉한 형제는 서로 미안하고 고마운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구봉 씨는 형 운봉 씨가 "어머니를 잘 모셔줘서 고맙다"고, "내가 할 일을 네가 해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구봉 씨는 형에게 "살 때까지 통일되면 다행이고,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만나자"고 했고, 형 운봉 씨도 "그러자"고 약속했다.
오후 5시 15분 단체상봉이 마무리되면서 형제는 또 눈물만 난다. 장 씨 형제는 헤어지는 순간까지 손을 맞잡고 눈물을 보였다. 동생 구봉 씨는 "이제 헤어지면 못 볼 것 같으니까 눈물만 난다. 천번만번 손잡아도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라며 "통일될 때까지 꼭 살아있기로 약속했다. 속초에 계속 남아있었는데 고향에 한 번 모시고 가면 소원이 없겠다"고 전했다.
"발등 상처 보니 우리 오빠 맞더라" "어릴적 기억 많이 난다"
북측 오빠 한석구(84) 씨를 다시 만난 한춘자(79) 씨는 오빠의 발등 상처를 확인하고 어릴 적 기억을 털어놨다. 춘자 씨는 전날 첫 단체상봉에서 오빠를 바로 못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이후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이름을 바로 대답하는 오빠를 보고 확신했다. 잊을 수 없는 오빠의 발등 상처도 그대로였다.
춘자 씨는 사전취재에서 오빠 석구 씨가 어릴 때 철공소에서 일하다가 발등에 아주 큰 상처를 입어 지금도 흉터가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춘자 씨는 오늘 개별상봉에서 오빠 석구 씨에게 "발등에 상처가 아직 있느냐"고 물었는데, 석구 씨가 놀라며 "네가 그걸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십년 만에 여동생을 만난 석구 씨는 눈물만 난다. 석구 씨는 남측 가족들에게 "어릴 적 기억이 많이 난다"며 "동생들과 놀러다니고, 동생들을 때린 기억도 난다. 그때 동생들을 아꼈어야 했는데…"라고 했다. 석구 씨의 북측 동반 가족인 아들 한정길(54) 씨는 "아버지가 어젯밤 밤새 우셨다. 아버지가 이렇게 우시는 건 처음 봤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시만나자, 이것이 꿈이 아닌가' 언니에게 편지 쓴 北 동생
북측 언니 리숙희(90) 씨를 만난 이후남(81) 씨는 몸이 불편해 미처 못 온 사촌언니를 위해 숙희 씨에게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숙희 씨는 '언니야 반세기 동안 혈육 소식을 몰라 하다가 이렇게 상봉이 마련돼…다시 만나자, 이것이 꿈이 아닌가'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다 적고 눈물을 보였다. 숙희 씨와 편지의 주인공 사촌언니는 어려서부터 함께 큰 가까운 사이다.
이날 단체상봉 행사는 오후 5시 15분에 종료되면서 이산가족 상봉행사 둘째 날 일정이 마무리 됐다. 남북 이산가족은 다음 날인 26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작별상봉과 공동오찬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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