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제약업계, 수익성 '희비'…R&D 투자는 확대
유한양행·GC녹십자·한국콜마 등 상위 제약사 매출 성장…'1조클럽' 눈앞
수익성 감소에도 R&D 투자 확대한 기업 잇따라…미래 먹거리 찾기 매진
국내 상장 제약사들이 올해 상반기 불거진 발암물질 고혈압약 파동과 제약·바이오 회계감리 등 악재에도 일제히 외형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희비가 교차했다. 다만, 수익성 등락과 별개로 기업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R&D(연구개발) 비용은 늘리는 추세를 보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대부분 매출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유한양행과 GC녹십자, 한국콜마, 광동제약 등 대형 제약사들은 상반기 누적 매출액 5000억원을 넘기면서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업계 1위 유한양행은 매출액 719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2%, 0.3% 증가한 495억원, 632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측은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등 기존 제품과 신제품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지만 C형간염치료제의 수출 감소로 상반기 해외사업에서 매출 감소가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전략적인 수출 프로젝트를 발굴해 해외 파트너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증가한 매출액 6359억원을 달성했다. 이와 달리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42.4% 감소한 277억원에 그쳤다.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이 감소한 것은 작년보다 R&D 투자가 늘었고, 독감백신 시장 경쟁이 높아지면서 남반구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한국콜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5% 증가한 60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425억원으로 집계됐다. 화장품부문과 제약부문 매출이 고르게 성장한데다 지난 4월 인수한 CJ헬스케어 매출도 5월부터 포함돼 상반기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
광동제약은 매출액 573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은 4.4% 떨어졌다. 한미약품은 지난해보다 6.7% 증가한 매출액 4870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12.7% 하락한 461억원을 거뒀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각각 4556억원, 4540억원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종근당이 지난해보다 14.3% 증가한 3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달리 대웅제약은 작년보다 24% 감소한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올해는 수익성 하락을 감수하면서도 R&D 비용을 확대한 기업들이 늘었다. GC녹십자는 올해 2분기 R&D 비용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9% 늘렸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30% 올려 잡은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 기조는 유지할 계획"이라며 "혈액제제와 백신 내수시장이 포화해 글로벌 무대에서 수익성을 높여가겠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면서 작년보다 31.8% 증가한 액수인 485억원을 올해 2분기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이는 동기간 매출 2413억원의 20.1%에 이른다.
한미약품 측은 "주력 제품의 고른 성장을 기반으로 신약 R&D에 투자하는 '매출-R&D 선순환'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며 "미래 비전을 위한 투자와 내실 경영의 조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실적 호조를 이룬 기업들도 올 들어 R&D 투자를 확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령제약은 올해 2분기 R&D 비용이 지난해 동기 대비 22%, 1분기 대비 21% 증가한 약 92.5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제약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261억원, 13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8.3%, 131% 늘었다.
일동제약도 R&D 강화 기조를 이어가면서 의약품 분야와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컨슈머헬스케어 브랜드 성장과 신규 사업 발굴 등 수익원 확보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매출액의 6.8%에 해당하는 493억원을 올해 상반기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연구개발비 투자로 자체 연구역량을 강화할 뿐 아니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에 따른 타 기업과의 R&D 협력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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