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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염에 희비…백화점·카페 '웃고' 자영업자 '울고'


입력 2018.08.06 06:00 수정 2018.08.06 08:47        김유연 기자

백화점과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때 아닌 '폭염 특수'

자영업자, 최저임금 인상에 식자재 인상 '가혹한 재난'

롯데백화점 본점서 여름 정기 세일 오픈때 고객들이 들어오는 모습.(자료사진)ⓒ롯데백화점 ⓒ롯데쇼핑

111년 만에 기록을 경신하는 폭염이 지속돼 실내 바캉스족들이 늘면서 백화점과 커피 프랜차이즈업계는 때 아닌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찜통 더위를 피해 백화점, 마트,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에 폭염으로 인한 식자재 인상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륙 전역 폭염특보가 처음 발효된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9%나 늘었다. 가전 매출(41.9%)은 물론 백화점 식당가 매출도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매출이 작년보다 10% 이상 늘었다.

커피전문점 역시 더욱 호황을 누리고 있다. 폭염을 피해 시원한 실내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생과일주스 전문점인 쥬씨도 폭염이 시작된 이후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자영업자들이 전년 대비 평균 12%의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쥬씨의 경우 폭염 이후 매출이 15%가량 증가했다. 여름철에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인 '수박주스'도 누적 350만잔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초 출시한 에이드 2종이 최근 한 달새 전년 동기간 대비 판매량이 2.5배 가까이 치솟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지난달 기준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판매량이 25% 이상 신장했다.

설빙 역시 지난달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6.5% 증가했다. 설빙의 지난달 빙수 판매량은 약 224만개로, 분당 100그릇이 팔린 셈이다.

특히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7월 셋째 주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상승한 주간 매출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메론을 활용한 메론 빙수 3종과 애플수박을 활용한 ‘리얼통통수박 설빙’의 판매 점유율은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편의점도 얼음컵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달 컵 얼음 판매량이 월 판매량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0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8% 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세븐일레븐도 지난달 11~15일까지 얼음컵 매출 신장률은 전월 대비 68.0% 증가했다. GS25의 얼음컵의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4.2% 증가했다.

반면 폭염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생계를 위협하는 가혹한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폭염으로 손님마저 끊겨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폭염에 식재료까지 숨 막히게 뛰면서 자영업자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7월 시금치 물가는 전달에 비해 50.1% 올랐다. 열무(41.1%)와 배추(39.0%) 상추(24.5%)도 폭등했다. 소비자물가 지수는 1.5% 상승에 그쳤지만, 농산물 가격은 3배 가까운 4.2%나 급등했다. 고온에 취약한 채소들이 7월 중·하순 기록적인 폭염으로 마르거나 타죽은 탓이다.

문제는 추석물가 전망도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물가 폭등이 일시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면서 "최근 폭염으로 잇따라 피해를 입으면서 가을 수확 감소 예상돼 가을 과일이 '금(金)값'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폭염 후폭풍까지 겹치자 한탄을 쏟아내고 있다.

남대문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장모 씨는 "7월 내내 폭염으로 시원한 실내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재래시장을 찾는 손님이 끊겼다"면서 "장사는 안되는데 식재료 가격이 오른데다 쉴새없이 에어컨을 틀고 있기 때문에 전기세, 원재료 부담만 커졌다"고 토로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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