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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서울 집값 고개들자 추가 규제 카드 만지작"…양극화 극심


입력 2018.08.02 16:24 수정 2018.08.02 17:30        이정윤 기자

용산구‧영등포 등 개발호재에 집값 상승폭 확대…전문가 “조급한 반응”

주요 타깃 재건축시장 ‘상승전환’…집값 ‘완전 안정’ 목표 달성 어려워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자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에 위치한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연합뉴스

그동안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서울 집값이 다시 위로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가 더 극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웬만한 규제는 다 나왔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서울 집값이 추가 규제로 누그러질 수 있을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적 현상에 정부가 너무 조급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며, 완전한 집값 안정은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라고 평가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주택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급매물이 소화되며 집값이 상승한 반면, 지방시장은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추가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2일 발표했다.

이처럼 정부는 기존 규제를 강화 또는 보완하는 맥락으로 다시 치고 올라오는 시장 분위기를 잠재우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언급한 방안에는 ▲불법청약‧전매 점검 강화 ▲LTV‧DTI 규제 준수 여부 및 편법 신용대출 등 집중 점검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통한 다주택자 주택보유상황 모니터링 강화 ▲집값 상승 자극하는 개발사업 조기 차단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통지, DSR 도입 등 기 예고된 시장안정조치 추진 ▲투기지역 등 추가지정 검토 등이 있다.

이번 발표는 그동안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앞으로 집값 상승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언제든지 추가 규제를 내놓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것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용산구‧영등포 등 개발호재에 집값 상승폭 확대…전문가 “조급한 반응”

한국감정원의 7월 마지막주 주간 아파트가격 변동률 통계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주보다 0.05%포인트 오른 0.16%를 기록하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반면 지방은 0.1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용산(0.27%), 영등포(0.28%), 은평구(0.25%) 등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한 강남3구 중에서는 강남구와 송파구가 0.21%, 0.19%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추가 대책 계획 발표가 너무 조급한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본격적인 집값 상승이 시작되기 전에 시장에 시그널을 보냄과 동시에 집값 안정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그러나 주 단위, 월 단위로 발표되는 집값 변동률에 정부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법 개정 같은 내용은 가장 마지막에 꺼내는 카드인데 종부세 개편까지 나왔다는 건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규제들은 웬만큼 나온 상태라고 할 수 있다”며 “국토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대출규제 등을 더 강화한다면 집값을 어느 정도 누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금 일부 지역에서 단기간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추가 규제를 꺼내려고 하지만, 전반적인 주택시장은 보합 또는 약보합의 상태가 맞다”며 “실질적인 거래가 없는 상태에서 가격만 움직였기 때문에 가격상승에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주요 타깃 재건축시장 ‘상승전환’…집값 ‘완전 안정’ 목표 달성 어려워

추가 규제의 실효성에도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의 주요 타깃이었던 서울 재건축 시장도 한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다 상승 전환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올해 4월 말부터 꾸준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이어가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지난달 넷째 주 0.01% 상승률을 보이더니, 지난주에는 0.07%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팀 차장은 “재건축 시장만 보더라도 몇 달간 하락세를 이어가다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를 반복하고 있다”며 “정부가 추가 규제로 시장을 더 옥죄인다 해도 일정기간 잠잠해진 후에 또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은 완전히 안정시키겠다는 건 달성하기 쉬운 목표는 아니다”라며 “서울의 경우 워낙 유동자금과 대기수요가 많아서 완전히 집값을 잡겠다기 보다는 안정화 되는 흐름을 이어가다 이 분위기가 전체로 퍼지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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