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생계형 자영업자 죽어나갔다"…문재인 정부 1년, 치킨‧음료‧주점 창업 보다 폐업 많아
지난해 치킨‧음료‧주점 프랜차이즈, 신규 매장보다 폐점 매장 더 많아
2년 연속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점주들 폐점 고민…“대책 마련 시급”
국내 프랜차이즈 창업 환경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프랜차이즈업계는 창업 환경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은퇴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이 프랜차이즈 사업임을 감안하면 이미 점포를 운영 중인 자영업자와 더불어 은퇴 후 신규 창업을 준비 중인 중장년층의 고민도 더욱 깊어진 셈이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외식 브랜드 증가 수는 21.3개로 나타났다. 한 해 평균 79.3개 브랜드가 생기고 이중 58개가 사라진 것이다.
전년도인 2016년에는 69.2개의 브랜드가 생기고 이중 46.9개가 사라져 22.3개가 증가했다. 단순히 브랜드 증가 수만 놓고 보면 1개가 줄어 큰 변동이 없지만, 브랜드 평균 영업 기간은 7년3개월에서 6년6개월로 9개월 줄었다.
프랜차이즈 신규 브랜드 증가에 대해 업계에서는 경기 활황에 따른 산업 활성화가 아닌 침체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침체가 장기화될수록 은퇴자가 늘고, 이들의 창업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영업 기간이 단축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은퇴자 창업 수요가 늘면서 이른바 먹튀로 불리는 악성 프랜차이즈 신규 브랜드 창업이 늘고, 이에 따라 폐업률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치킨, 음료, 주점 프랜차이즈의 경우 신규 브랜드 보다 소멸 브랜드가 더 많았다. 치킨은 2개, 음료는 4개, 주점은 27개 브랜드가 사라졌다. 2016년의 경우 치킨 브랜드는 23개, 음료는 9개, 주점은 24개 브랜드가 순증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지난해 이들 3개 업종의 브랜드가 줄면서 가맹점 수도 덩달아 줄었다. 2016년 한 해 치킨 프랜차이즈는 3980개의 매장이 새로 생기고 2793개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난해는 신규 매장이 3358개로 15.6%(622개) 줄었고, 폐점은 3207개로 1년 전에 비해 14.8%(414개) 늘었다.
음료 프랜차이즈는 신규 매장이 2016년 462개에서 지난해 245개로 47.0%(217개) 감소한 반면, 폐점 매장은 175개에서 260개로 48.6%(85개) 늘었다.
같은 기간 주점 프랜차이즈는 신규 매장이 2094개에서 1963개로 6.2%(131개) 감소하고, 폐점 매장은 1657개에서 1672개로 0.1%(15개) 증가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브랜드 평균 영업기간인 6년6개월 보다 영업 기간이 긴 업종은 총 15개 업종 중 패스트푸드, 치킨, 피자, 커피, 아이스크림 등 5개 업종에 불과했다.
전체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한식, 분식, 제과제빵 업종은 평균 보다 영업기간이 짧았다.
특히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수익성 악화를 고민하는 점주들도 늘고 있다. 가맹본사에 내는 수수료와 임대료 외에도 배달비와 앱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마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가맹점의 매출이 늘고 점포가 많아져야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업의 특성 상 가맹본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폐점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주요 편의점업체들의 상반기 순증 점포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고, 신규 가맹점 문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일부 업체들은 창업을 소개하는 점주들에게 포상금까지 내걸었을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일부 프랜차이즈 오너의 갑질 사건을 비롯해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린 식품안전사고 등 유독 사건 사고가 많았다”면서도 “경기 침체로 외식산업 전체가 가라앉은 영향도 크다.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산업 침체가 더 가속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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