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아무리 비싸도 당첨만 되면 로또 아파트?
시세차익 기대감에 수요자 몰려…기존 주택 매입 부담도 작용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골자로 한 보유세 인상안이 발표되고, 분양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청약 열기는 꺾이지 않고 있다. 기존 아파트 거래 시장은 조용한 반면, 청약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궈졌다.
24일 부동산114가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는 1289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1207만원과 비교해 약 7% 올랐다.
분양가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약 경쟁률은 더욱 높아졌다. 올 상반기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4.23대 1로 지난해 상반기(10.52대 1)대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올랐지만 기존 아파트 가격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며 분양 아파트에 대한 저평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도권 공공택지에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민간택지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로또 아파트’에 대한 열풍도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 분양한 경기 하남시 망월동 미사역 파라곤은 억 단위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8만개가 넘는 청약 통장이 몰리기도 했다.
선주희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시세차익 기대감과 새 아파트 선호 현상으로 청약 열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올 하반기에도 선호지역과 단지에 따라 수요가 몰리는 청약 편중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부동산 보유세 인상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기존 주택 매입에 부담을 느껴 청약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의 경우 대출이 최대 40%까지 되지만, 전세 대출은 보증금의 70%까지 가능한 상황이라 주변에 전세로 살면서 분양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한 번에 자금을 마련해야하는 기존 아파트와 달리 신규 아파트는 입주 전까지 자금계획을 세울 수 있어 부담이 덜한 것도 또 다른 이유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기존 아파트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청약제도도 까다로워지면서 청약 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상반기 일부 단지들에게만 청약자가 몰렸던 상황이 하반기에도 계속되면서 특정 사업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도 서울 등 인기지역의 분양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요 인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분양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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