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 “CVID, 네오콘의 제압적 어법…불신·강제 함축”
북한이 수용할리 없어…美 국무부 FFVD 새용어 사용
韓美 “원칙후퇴?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목표 변함없어”
홍민 “CVID, 네오콘의 제압적 어법…불신·강제 함축”
북한이 수용할리 없어…美 국무부 FFVD 새용어 사용
韓美 “원칙후퇴?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목표 변함없어”
북한과 후속 핵협상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새로운 카드를 내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은 그동안 쓰이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용어가 불신과 강제성을 함축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CVID를 동일시하는 프레임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CVID는 2002년 2차 북핵 위기 당시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에 의해 고안됐다. 부시 행정부는 처음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다 2003년 5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완전한’을 추가했다.
홍민 연구위원은 “CVID는 구체적인 방법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정치적 ‘도그마’(독단)에 해당한다”며 “비핵화의 구체적 경험의 산물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상대를 제압하는 정치적 어법 차원에서 고안됐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북한은 6자회담 과정에서 CVID의 ‘완전한’과 ‘불가역적’ 표현이 보상 없는 핵 포기를 요구하고 평화적인 핵 이용까지 허용하지 않겠다는 고압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홍 연구위원은 “완전·검증가능·불가역성 등은 일방적인 관철을 전제하고 판단하는 주체도 외부로 설정돼 외부에 의한 강제적 비핵화의 성격이 강하다”며 “불신과 강제를 함축한 CVID를 북한이 순순히 수용할리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문제를 인식한듯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후속 협상을 앞두고 CVID 대신 FFVD라는 새 용어를 거듭 사용하고 있다. ‘불가역적’ 표현을 제거하고 검증에 방점을 두는 완화된 접근으로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평양행 비행기 안에서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향한 우리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고대한다”며 FFVD 원칙을 재확인했다.
비핵화 원칙이 후퇴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이 선을 긋고 나섰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관련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진실에서 이보다 더 멀 수 없다”며 “대북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용어와 관계없이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는 미국의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반도 선언과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확인된 바 있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한미 공동의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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