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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가성비 벤치파카' 홍수…치킨게임 우려 없나


입력 2018.06.27 06:00 수정 2018.06.27 06:09        손현진 기자

한여름 앞두고 벤치파카 선판매 잇따라…'가성비' 앞세운 신상품 줄이어

성수기 수요·롱패딩 인기 선점 치열…저가 경쟁에 수익성 하락 우려도

패션 브랜드들이 벤치파카 선판매에 잇따라 가세하면서 의류 시장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밀레, 코오롱스포츠, 신성통상 탑텐, 블랙야크의 벤치파카 착용 화보. ⓒ각 사

패션 브랜드들이 벤치파카 선판매에 잇따라 가세하면서 여름 의류 시장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평창 롱패딩'의 영향으로 올해 신제품들도 대부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우고 있어 과도한 저가 경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겨울의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패션업체들은 일찌감치 신상품 판매에 돌입하고 있다. 당초 겨울 제품 선판매는 8~9월경 이뤄졌지만 역시즌 수요를 선점하려는 업체들이 늘면서 이 기간이 조금씩 앞당겨지는 추세다.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까지 나서서 신제품 출시와 함께 선판매 프로모션 등 판촉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증가하는 방한 의류 수요에 맞춰 발주량도 브랜드에 따라 5~10만장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밀레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가장 먼저 벤치파카 신상품 '베릴 벤치파카'를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상품은 지난해 베스트셀러인 '보웰 벤치파카'를 리뉴얼 출시한 것으로, 정가는 33만3000원이지만 선판매 기간인 현재 40% 할인된 19만9800원에 팔리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7월 말까지 '튜브롱' 다운재킷'을 정가 대비 8만원 저렴한 27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선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튜브롱 다운재킷 역시 매년 인기를 얻는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솜털 비율이 90% 이상인 구스 다운 충전재를 사용해 보온성과 경량성을 갖췄다.

머렐은 지난해 완판된 '다니엘헤니 벤치다운'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선보였다. 기존엔 덕 다운(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했지만 2018년형 벤치다운은 구스 다운(거위털) 충전재로 보온성·경량성을 높였다. 이 제품은 프로모션 기간동안 40% 할인된 23만원에 제공된다.

이밖에도 블랙야크는 'BN히트벤치다운'을 역시즌 선판매 이벤트 가격인 29만원에, 네파는 '사이폰 벤치다운'을 28만원에, 프로스펙스는 롱패딩 3종을 정가보다 34% 할인한 22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평창 롱패딩'을 제작한 업체인 신성통상은 SPA브랜드 '탑텐'에서 '프리미엄 폴라리스 롱패딩'을 출시하고 7월까지 14만9900원에 판매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신상품 프로모션의 특징은 판매가가 10~20만원대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이는 작년 평창 롱패딩이 14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롱패딩 열풍을 일으켰던 전례에 따라 올해도 가성비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 예측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패션업계 전반적으로 벤치파카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30만원대 이하 제품을 중심으로 전 사이즈, 전 색상 완판이 속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처럼 크게 살아난 소비심리를 두고 '평창 롱패딩 효과'라고 부르기도 했다.

다만 한여름을 앞두고 일찍이 불붙은 가성비 경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스포츠 브랜드 관계자는 "가성비 트렌드가 한 해 정도는 더 효과를 발휘할 거라는 게 업계의 주류적 시각이지만 저가 전략은 자칫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며 "특히 작년에 벤치파카를 장만한 소비자들이 많아 올해 분위기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저가 롱패딩은 완판과 재입고를 반복할 정도로 잘 팔렸지만 중가 제품만 해도 그 정도 인기는 없었다"며 "앞으로 롱패딩 시장은 10~20만원대 가성비 제품과 수백만원대의 고가 명품으로 양분되며 비슷한 가격대 안에서 차별화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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