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보수·중도 이념논쟁…선거이후 당내 화약고 우려
박주선 "보수야당 아냐" 유승민 "보수는 통합정신"
안철수 "중도 있을 수 있어" 당 정체성 혼란 가중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보수·중도 정체성 논란이 지방선거 이후 당내 갈등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선거유세 동안 ‘보수’ 정체성 여부가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지도부 일부가 나서 선 긋기에 나서면서부터다.
호남 지역의 선거유세에서는 보수정당 색체를 지워야 당내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영남에서는 한국당을 대신할 ‘대안 보수’ 세력임을 자처해야 지지자를 모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지방선거 유세를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직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에서 저희를 보수야당이라고 지칭하는데, 당 전체에 대한 모독이고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박 대표 발언에 대해 "이 당에 보수라는 말을 못 쓰게 하는 것은 통합정신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정면으로 상반된 주장을 보였다.
이 같은 입장 차이는 지난 3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첫 합동 유세현장에서도 드러났다. 유 대표는 현장에서 “보수인데 창피해서 못 살겠다 하는 분들을 위해,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막아내기 위해 안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 후보는 “야권을 다 보수라고 칭하는 그 분류는 맞지 않는 분류”라며 “다당제하에서 여권과 야권이 있지, 나머지 야권이 전부 다 보수다 이런 분류 자체는 옳지는 않다. 중도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하지만 지도부가 나서서 보수·진보를 언급하며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야 말로 유권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향후 당내 갈등의 복마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기반, 이념적으로 편차가 있어 이와 같은 언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선거 이후 갈등 속에서 합의점을 찾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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