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이상신호'…분양미수금 늘고, 분양보증 사고 재발생
GS건설, 한신공영 등 분양 미수금 1년새 2배 이상 증가
지난해 단 한건도 없던 분양보증 사고 지난 1분기 2건 발생
정부의 각종 규제 이후 주택시장 곳곳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에서도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분양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건설사들의 분양미수금이 늘었고, 한동안 잠잠했던 분양보증 사고가 재발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신호들은 분양시장의 침체를 미리 알리는 경고등으로, 당장은 영향이 없더라도 본격적인 침체가 시작되면 급속도로 시장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3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분양시장에 침체를 알리는 징후가 잇따라 발견되며 분양시장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분양시장에서 주택 공급자인 건설사들의 분양 미수금이 늘고 있다. 금융결제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주요 건설사들의 분양 미수금이 1년새 2~3배 가량 증가됐다.
분양 미수금은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상가 등 각종 부동산의 분양사업을 진행하면서 받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미수금에는 분양가에서 앞으로 받아야할 잔금을 말하는 것으로, 대금이 일정대로 납입되지 않으면 회계상 분양 미수금으로 분류한다.
대부분 계약자들의 분양대금 미납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며, 건설사들의 재무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대형사 가운데 분양 미수금이 눈에 띄게 늘어난 곳은 GS건설이다. GS건설의 올 1분기 말 기준 분양 미수금은 1389억78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666억8700만원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중견사에서는 한신공영의 경우 분양 미수금은 278억원에서 71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 동안 분양시장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대량의 분양이 이뤄진 탓에 분양 미수금도 덩달아 증가했다”며 “하지만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전매제한 등의 영향으로 잔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한 계약자들의 미납 등도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단 한 것도 발생하지 않았던 분양보증 사고가 올해 재발해 업계에서는 곧 징후가 나타날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양극화를 겪고 있는 지방 분양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분양보증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분양보증은 20가구 이상을 분양하는 건설사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분양보증 사고는 보통 건설사 등 주택사업자가 파산이나 부도 등으로 더 이상 주택 건설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때 분양보증을 발급한 HUG는 분양대금 환급이나 분양 이행을 통해 수분양자(계약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한다.
HUG의 주택정보포털 하우스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동안 발생한 분양사고는 총 2건이다. 1건은 경기도 수원에서는 52억원 규모의 분양보증 사고가, 충남 천안에서는 58억원 규모의 분양보증 사고가 생겼다.
분양보증 사고는 과거 금융위기로 분양보증 사고가 극심했던 2012년의 경우 1조원이 넘게 발생했다. 그러다 2013년부터 규모가 축소되며 지난 2016년에는 101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분양시장이 살아나며 처음으로 분양보증 사고가 0건을 기록했다.
조현욱 더굿경제연구소 부사장은 “분양미수금 추이와 분양보증 사고 현황은 부동산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며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건설업계는 주택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기 전 사전에 예방을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정부의 규제와 수요 위축 속에서 분양시장은 급속도로 침체될 수 있어 주의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