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갈만한 이승우-문선민, 치명적 무기
이승우, 공격의 시발점 역할 담당하며 맹활약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의 문선민도 눈도장 '쾅'
‘비밀병기’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와 문선민(인천)이 A매치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2-0 승리했다.
차포를 다 떼고 임한 평가전이었다. 국내 소집 훈련을 앞두고 김민재, 염기훈, 권창훈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근호는 합류한지 이틀 만에 짐을 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재성, 기성용도 컨디션 난조로 최근 훈련에 불참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온두라스전에서 플랜 A 4-4-2 포메이션을 내세우면서도 이승우, 문선민 등 새 얼굴을 점검하는데 초점을 뒀다. 특히 이승우의 선발 출장은 단연 큰 관심사였다.
왼쪽 미드필더로 배치된 이승우는 경기 시작부터 한껏 굶주리기라도 한 듯 의욕 넘치는 움직임과 패기 있는 모습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저돌적인 전진 드리블, 탈압박, 간결한 원투 패스로 손흥민, 황희찬 투톱과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창조하는 장면이 돋보였다.
전반 34분 상대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며 특융의 당돌함을 보였고, 43분 예리한 슈팅을 통해 온두라스 수비진을 위협했다. 전반 45분 동안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이었다.
후반에도 이승우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대부분의 공격이 이승우의 발에서 시작됐다. 후반 9분에는 수비 2~3명을 따돌리고 온두라스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질주했다.
후반 15분 비로소 결실을 맺었다. 이승우는 고요한과의 협력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한 뒤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줬고, 손흥민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의 어시스트로 기록됐다.
문선민도 이승우 못지않게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후반 10분 이청용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문선민은 왼쪽 윙어로 배치됐다. 세밀함은 부족했지만 자신감 있는 플레이는 충분히 팀의 사기를 드높이기에 충분했다.
문선민은 후반 28분 해결사 본능을 과시했다. 황희찬이 왼쪽 골 라인에서 낮게 패스했고, 공을 받은 문선민이 수비수 한 명을 침착하게 제친 뒤 간결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작렬했다.
이만하면 최고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이승우와 문선민은 28명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른바 깜짝 발탁이었다. 신태용호 체제에서 단 한 차례도 호출 받지 않은 뉴페이스의 등장은 신선함보단 모험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월드컵에 갈 자격은 충분했다. 이승우는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고, 문선민도 올 시즌 K리그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6골을 터트렸다. 단지 부족한 것은 A매치 경험이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치명적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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