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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제한 폐지' 中 유아동 시장 겨냥…패션업계 전략 강화


입력 2018.05.16 06:00 수정 2018.05.16 06:07        손현진 기자

다자녀 허용하고 산아제한 담당 '계획출산위' 폐지…中 유아동 시장에 훈풍

저출산에 고전하던 국내 브랜드도 中 공략 가속…프리미엄화·현지화 시도

우리나라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유아동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북경 SKP백화점에 입점한 아가방앤컴퍼니 직영매장. ⓒ아가방앤컴퍼니

우리나라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유아동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15년 1가구 1자녀 정책을 폐지하는 등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하고 있어, 유아동 시장 역시 성장가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1981년 설립된 '국가위생계획출산위원회'를 없애고 '국가위생건강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30년간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을 담당했던 부서명에서 '계획출산'이라는 표현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은 아직 완전히 철폐된 것은 아니다. 1978년부터 시행된 1가구 1자녀 정책이 2015년에 1가구 2자녀 정책으로 전환됐고,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예측되면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서서히 자리잡아 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영유아 인구가 지속 증가하면 관련 시장 역시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전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영유아용품 시장은 2016년부터 매년 약 16% 성장해 올해는 3조 위안(약 506조 원)을, 2020년까지는 4조 위안(약 66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시장을 겨냥하는 국내 키즈 브랜드들도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양새다. 지난 9일 유아패션전문 아가방앤컴퍼니는 중국 프리미엄 유아동 시장을 겨냥해 북경에 있는 고급 백화점 'SKP'에 직영 매장을 열었다. 이 곳에는 아가방앤컴퍼니의 유아복 브랜드 '에뜨와', 놀이매트 브랜드 '디자인스킨', 스킨케어 브랜드 '퓨토' 등이 입점됐다.

중국 북경 SKP백화점. ⓒ아가방앤컴퍼니

앞서 아가방앤컴퍼니는 국내 유아동 시장이 침체하면서 부진을 겪다가 2014년 중국계 패션기업 '랑즈그룹'에 매각됐다. 랑즈그룹이 지분 15.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른 뒤 아가방앤컴퍼니는 중국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현지에 8개 직영 매장을 열었고, 올해도 북경 우차이청과 북경·시안 SKP백화점에 잇따라 매장을 오픈했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산아제한 정책이 폐지된 이후 중국 영유아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은 브랜드와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탁월한 제품력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통해 마켓리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세드림의 북유럽 감성 브랜드 '모이몰른'은 현지화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모이몰른이 지난 3월9일 개최한 '2018 F/W(가을·겨울) 중국 수주회'에는 작년보다 약 60% 많은 160여명의 대리상이 참석했다.

이날 수주회에서는 중국 고객들의 취향에 맞춰 현지 스타일로 디자인된 신제품들이 공개됐다. 중국은 동절기에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낮은 지역이 많아, 대리상들은 현지 기후에 맞춰 제작된 모이몰른의 오리털 패딩과 두꺼운 면바지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창 이랜드 이커머스 총괄대표(왼쪽)와 두홍(杜宏) 티몰 유아동 사업부 대표가 아동 사업 강화를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는 모습. ⓒ이랜드

모이몰른은 지난해 중국 132개 매장에서 172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매장 수를 205개로 늘리고 매출 300억원을 돌파하는 것이 목표다.

임동환 한세드림 대표는 "모이몰른 특유의 세련된 콘셉트가 중국 시장에서 통하면서 수주회 참석 대리상의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현지화 아이템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는 지난 1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플랫폼 '티몰'과 제휴를 맺고 아동 카테고리를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이로써 아직 중국에 진출하지 않은 아동복 브랜드와 국내 콘텐츠를 티몰 글로벌 역직구 채널을 통해 중국에 소개하는 데 티몰과 다방면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올해 알리바바는 중국의 다자녀 허용과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부모의 증가로 영유아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돼 카테고리별로 흩어져 있던 아동 콘텐츠를 하나로 모으는 데 사업 역량을 투자하고 있다고 이랜드 측은 설명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아동 카테고리의 전략적 제휴를 시작으로 이랜드의 콘텐츠뿐 아니라 국내외 브랜드들을 티몰 글로벌을 통해 중국 소비자에게 소개할 것"이라며 "중국 마켓 진출을 원하는 한국 브랜드들의 교두보 역할까지 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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