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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기자회견 무산…엥글·카젬 사장 "노조가 무서워"


입력 2018.05.14 10:53 수정 2018.05.14 11:10        박영국 기자

비정규직 노조 10여명 회견장 난입에 사측 기자회견 전격 취소

노조 "비정규직 해결없는 정상화는 기만", "카젬 사장 구속" 구호 외쳐

한국지엠이 14일 오전 개최 예정이었던 경영정상화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취소한 가운데 경영진이 앉을 좌석이 비어 있다. 회사측은 비정규직 노조가 회견장에 난입하자 안전을 이유로 회견을 취소했다.ⓒ데일리안ⓒ

비정규직 노조 10여명 회견장 난입에 사측 기자회견 전격 취소
노조 "비정규직 해결없는 정상화는 기만", "카젬 사장 구속" 구호


한국지엠이 14일 오전 경영정상화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회견장 난입으로 무산됐다.

한국지엠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부터 인천 부평공장에서 배리 엥글 GM해외사업부문 사장,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정상화 방침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하겠다며 기자단에 기자회견 일정을 사전 통보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시작 직전 금속노조 인천지부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회견장으로 난입하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

회사측 직원들의 제지를 뚫고 회견장에 들어와 자리 잡은 10여명의 노조원들은 “글로벌 GM과 한국지엠은 공장 정상화 얘기하고 있지만 실사결과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지엠은 십 수년간 비정규직 노동자를 불법적으로 사용해 왔지만 정규직화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지방법원에서는 모든 공장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된다고 판결했지만, 이번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방안에 있어 비정규직 불법 사용문제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이 14일 오전 개최 예정이었던 경영정상화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취소한 가운데 기자들이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한쪽에서는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서있다. 회사측은 비정규직 노조가 회견장에 난입하자 안전을 이유로 회견을 취소했다.ⓒ데일리안

노조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면서 “한국지엠 정상화 문제는 정규직 전환과 함께 논의돼야 된다. 불법 사용한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정상화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해결없이 정상화는 기만이다”, “부실경영 불법파견 카허카젬 구속하라”, “불법파견 철회하고 정규직화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기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기자회견 과정을 지켜보겠다며 자리를 지켰다.

노조원들은 “기자회견을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겠다”고 약속했지만 예정된 시간인 오전 10시를 넘겨서도 엥글 사장과 카젬 사장, 설리번 부사장 등 경영진들은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10시 20분께 한국지엠 홍보팀 관계자가 나서 기자회견 무산 소식을 알렸다.

이 관계자는 “당초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 방침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소요사태에 대한 우려로 임직원 안전 문제가 있어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의 MOU 체결식에서도 소요 사태가 일어났었기 때문에 오늘도 같은 상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앞서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서도 행사장 입구에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노조원들은 이날 회사측이 기자회견 취소 방침을 밝히자 “비정규직 노조 불법 사용에 대해 떳떳하다면 경영진이 이 자리에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기자들도 “100명이 넘는 기자들을 불러놓고 겨우 10여명의 근로자 때문에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며 기자회견을 취소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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