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청약제도에 분양대행 제한까지…시장·수요자 ‘우왕좌왕’

달라진 특별공급 내용 반영작업에 분양일정 연기되기도

반년이상 늦춰진 분양에 입주권 매수자 금융부담 가중

분양대행 제한, 건설사와 계약변경으로 일정대로 진행

분양성수기로 지목된 이달 바뀐 청약제도와 분양대행 제한 등으로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한 견본주택 내부 전경. ⓒ데일리안DB

이달만 전국적으로 5만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달라진 청약제도와 분양대행업 제한까지 맞물려 분양 일정이 미뤄지면서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특별공급 확대를 기다려왔던 수요자들이나,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조합원 입주권을 매입한 사람들은 분양연기에 애가 타는 상황이다. 일정대로 분양을 진행하기 위해 건설사와 대행사 간 협의를 통해 업무내용을 조정하는 곳도 있다.

◆달라진 청약제도 변경에 분양일정 변경

GS건설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고덕자이’는 고덕지구 마지막 분양단지로 주목받아왔다. 이 단지는 당초 11일 분양 예정이었지만, 일주일 미뤄진 오는 18일로 일정이 변경됐다.

고덕자이 분양연기의 경우 GS건설이 자체적으로 분양하는 단지이기 때문에 최근 이슈가 된 분양대행사 건설업 등록 때문은 아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달 4일부터 적용되는 특별공급 변경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작업이 예상보다 시간이 소요되는 관계로 분양 일정이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주거복지 로드맵’의 일환으로 올해 3월부터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규칙 개정 등 절차상의 문제로 약 2개월 늦춰진 이달부터 실시하게 됐다.

이밖에 일정이 변경된 사업지의 대부분은 최근 국토부가 분양대행 업무를 제한한 것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분양대행 제한에 ‘또’ 연기된 분양일정

대표적으로 효성이 ‘홍제3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홍제역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11일에서 25일로 분양 일정이 변경됐다. 현재로선 25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홍제역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의 경우 작년부터 분양 일정이 잡혔지만, 올해 3~4월로 연기되다 우여곡절 끝에 이달로 정해진 분양일이 또 다시 늦춰진 것이다.

이처럼 반년 이상 분양이 지연되자, 대출을 받아 조합원 입주권을 매입한 사람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분양이 연기되고 입주가 늦춰지는 만큼 추가로 발생하는 이자 등 금융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효성 관계자는 “연초 분양비수기나 3월 인근지역 분양과 겹치는 시기 등을 피하다 보니 5월까지 일정이 지연됐다”며 “현재 분양대행사 건설업 면허 소지 문제와 관련해 분양 일정이 늦춰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건설업 등록 안 된 대행사, 건설사와 계약 변경해 분양진행

분양대행사가 건설업 면허를 소지하고 있지 않지만 일정대로 분양을 진행하는 사업지도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대행사가 건설업 등록이 되지 않아도 일정대로 분양을 진행하는 단지가 있다”며 “이 경우 계약 내용을 변경해 건설사가 사업 주체를 맡고, 대행사는 판촉 등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 서포트하는 개념으로 분양에 참여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설업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금 5억원과 5명 이상의 기술자를 고용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건설업 면허 소지자는 평균적으로 월 300만~50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고용비로 1명당 연간 3600만~6000만원이 들고, 5명이면 연간 1억8000만~3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건설공제조합 등에 ‘보증가능금액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 확인서를 발급 받으려면 건설업의 경우 94좌를 예치해야 발급이 가능하다. 좌당 금액은 분기별로 달라지는데 올해 2분기는 1좌당 145만9490원으로, 이를 위해선 약 1억4000만원의 자금을 준비해야하는 셈이다.

이 모든 것을 갖춘다고 해도 건설업 등록을 모두 마무리 짓는 데는 60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