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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략 가속 아모레퍼시픽…국내선 '조정 전략'


입력 2018.05.11 06:00 수정 2018.05.11 05:17        손현진 기자

아모레,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 직전인 작년 1분기보다 낮은 실적

해외 공략 속도내며 '차이나 리스크' 극복…국내선 유통채널 정비에 매진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의 사드(THAAD) 배치 보복에 따른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 전경.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의 사드(THAAD) 배치 보복에 따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침체한 내수시장에서는 유통채널 '확대' 보다는 '조정' 전략으로 수익성 강화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지난 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 1조6643억원, 영업이익은 27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0%, 27%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한·중 관계가 해빙 무드를 보이고 중국인 관광객 숫자도 회복 국면에 들었지만,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 관광을 금지하기 직전이었던 지난해 1분기 실적과는 아직 격차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영향으로 체감한 '차이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올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차원에서 글로벌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지난 3월1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작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준비를 많이 해놓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은 확장해 갈 영역이 아직도 많다"며 "지금은 중국과 아세안, 미국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중동과 호주, 필리핀, 러시아 등 신규 시장 진출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만 해도 라네즈가 드럭스토어 '세포라' 호주 매장에 입점하며 호주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쐈고, 마몽드가 미국 얼타(ULTA) 매장에 입점해 미국에 진출했다.

이니스프리, 일본 2호 매장 '하라주쿠 다케시타점' 오픈.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역시 각각 일본과 중동에 첫 매장을 오픈하면서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달 중 헤라가 최초로 아세안 시장인 싱가포르에 진출하면서 신규 시장 개척의 기조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처럼 해외 시장 확대에 투자하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해외사업 매출은 500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 감소한 815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아시아 사업은 지난해 대비 약 7% 성장한 4780억원을, 북미 사업은 약 31% 증가한 1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럽 사업은 롤리타 렘피카 브랜드 라이선스 종료 영향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54% 감소한 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국내 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국내 사업 매출은 94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줄었고, 영업이익은 1575억원으로 33% 내려앉았다.

주력 브랜드숍인 이니스프리는 매출 1627억원, 영업이익 32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8%, 29% 줄었고, 에뛰드 역시 매출이 20% 감소한 64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내수시장에 대응해 유통채널 건전화와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 반등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앞으로 더 증가할수록 면세점 화장품 수요도 늘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아모레 측은 지난해 9월 초 시행한 '1인당 구매수량 제한' 정책을 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설화수·헤라 등 일부 럭셔리 브랜드는 여전히 1인당 최대 5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

음성적인 저가 판매도 불사하는 중국 보따리상에 대응해, 주력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보호하는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더 이득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지난 3월 에뛰드하우스는 나만의 화장품 만들 수 있는 '컬러팩토리' 시즌2를 오픈했다. ⓒ아모레퍼시픽

홈쇼핑 채널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중 하나인 아이오페를 철수하는 대신, 커버 쿠션 등 색조 제품을 보유한 베리떼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방문판매 등 다른 채널과 경쟁이 된다는 내부 논의에 따라 홈쇼핑에서 아이오페를 철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집객 효과를 높이는 차원에서 오프라인 매장에 새로운 콘셉트나 서비스를 도입하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화장품 자판기 '미니샵'과 '판매형 그린라운지', '셀프 계산대' 등을 선보였고 에스쁘아는 '메이크업 마켓'이나 '메이크업 펍' 등 콘셉트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 수요의 증가에 따라 디지털 영역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해피바스·미쟝센·려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들은 오픈마켓 기획전을 여는 등 온라인 플랫폼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강화했고, 에뛰드는 고객참여형 디지털 큐레이팅 콘텐츠 서비스 '#에뛰드픽'을 오픈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혁신 상품 개발과 고객 경험 혁신, 디지털 혁신 등 3대 경영 원칙에 따라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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