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제동'…텃밭 중동 가뭄에 300억달러 벽 못 넘나
올해 해외 실적 123억3471만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상승 그쳐
유가 안정 등으로 수주 텃밭인 중동 발주 늘어나 하반기 기대감 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제자리 걸음 중이다. 연초만해도 건설사들의 잇따른 수주 낭보로 수직 상승세를 보였지만, 최근 제동이 걸려 상승세가 멈췄다.
이는 해외건설의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의 발주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의 실적이 예년보다 증가해 실적을 채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는 중동 발주가 늘어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300억달러’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상승세를 이어오던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제동이 걸린 듯 멈춰있다.
실제 이달 현재까지 수주금액은 123억347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121만9131만달러와 비교해 1% 상승에 그쳤다. 특히 올해 수주건수는 211건으로 지난해 252건과 비교해 17% 줄어들었다.
수주건수가 줄다보니 진출업체 또한 감소세가 뚜렷하다. 올해 해외시장에 진출한 업체는 268곳으로 지난해(274곳)에 비해 3% 정도 줄었다. 게다가 해외시장에 최초진출 업체는 22곳으로 지난해 29곳에 비해 24%나 감소했다.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가파른 상승세를 멈춘 것은 중동 발주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중동 수주실적은 36억857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억3664만달러와 비교하면 중동 시장의 약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다행히도 아시아권 수주실적은 74억476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억9861만달려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이와 함께 태평양·북미, 아프리카, 중남미 실적도 증가세를 보였지만, 수주규모가 작아 실적에는 크게 도움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수주 실적 상승세가 예상보다 짧았다고 해석한다. 연초만 해도 올해 해외건설 수주는 예년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실제 지난 2월 말 해외건설 수주액은 52억달러를 기록하면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0% 가까이 급증했다. 그러나 1분기가 끝난 4월부터 실적 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한 대형건설사 해외건설 영업팀 관계자는 “지난해만해도 유가 하락으로 중동 산유국들은 대부분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전면 보류하며 공사 발주를 미뤘지만, 올 들어 유가가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발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중동 국가들은 수년간 누적된 재정 부담 탓에 예년만큼 선뜻 공사 발주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등 대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감안한 듯 정부도 전방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낙역 국무총리는 3일 "해외건설 수주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민간과 정부가 힘을 모아 이 국면을 극복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방향이나 방안 등은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는 올 하반기에 기대를 걸면서도, 올해 역시 300억달러 실적은 넘기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건설업계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또다른 장벽에 맞서야 한다. 오는 7월부터 근로기준법이 바뀌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사업장에도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유가가 안정되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주요 국가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올 하반기 발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다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고, 공사품질 저하, 공기 지연으로 실적이 늘더라도 이익률은 감소할 수 있어 해외건설 시장의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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