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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화한 표도르, 거대한 미어 앞에 선다


입력 2018.04.29 05:12 수정 2018.04.29 10:3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벨라토르 198 통해 헤비급 매치

체격차 약점 상쇄할 스피드 떨어져 고전 예상

표도르-미어 ⓒ 벨라토르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2·러시아)가 돌아온다.

표도르가 29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로즈먼트 올스테이츠 아레나서 펼쳐지는 ‘벨라토르 198’에서 헤비급 최고의 서브미션 마스터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랭크 미어(39·미국)와 충돌한다.

과거 10년의 불패행진으로 ‘60억분의 1’로 불렸던 표도르는 MMA의 상징 같은 존재다. 헤비급치고 작은 사이즈(182.88cm)지만 스피드, 유연성,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쟁쟁한 강자들을 연파했다.

미르코 크로캅,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팀 실비아, 안드레이 알롭스키 등 동시대 활약했던 프라이드, UFC 레전드를 모두 꺾은 파이터가 표도르다. 현재 메이저 무대에서 활약하는 젊은 파이터들은 효도르를 보며 격투가의 꿈을 키웠고, 이를 입증하듯 인터뷰 등을 통해 경의를 표하고 있다.

어떤 극찬도 아깝지 않은 ‘레전드 오브 더 레전드'

불혹을 훌쩍 넘긴 현재의 표도르는 예전의 강력함을 잃은 지 오래다. ‘흐르는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작은 체격의 단점을 상쇄했던 스피드는 현저히 떨어졌고, 동물 같은 반응 속도 역시 평범해졌다.

스트라이크포스 3연패 등 ‘불패신화’는 어느덧 과거의 영광이 되고 말았다. 과거 표도르를 상대하던 선수들은 명성에 눌려 기가 죽었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오히려 자신 있게 덤벼들고 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노쇠화의 씁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6월 맷 미트리온(40·미국)과의 대결은 표도르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승부였다. 미트리온은 표도르보다 월등히 큰 190cm대 사이즈에도 빠른 몸놀림을 자랑했다. 표도르에게 가장 까다로운 ‘크지만 날렵한’ 유형이다.

미트리온에 패한 표도르(왼쪽). 벨라토르 캡처

결국, 승패는 내구력에서 갈렸다. 서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미트리온의 회복이 좀 더 빨랐다. 미트리온은 휘청거리면서도 엉금엉금 일어난 반면, 표도르는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미트리온이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고 묵직한 파운딩으로 경기를 끝냈다. 신체능력의 노쇠화가 뼈저리게 아쉬웠던 한판 승부다.

미어 역시 표도르에게 위험한 상대다. 사실상 라이트헤비급 정도의 체격인 표도르와 달리 190cm의 장신인 미어는 리얼 헤비급 거구다.

예전의 표도르는 자신보다 큰 그래플러를 상대로 스피드를 살려 치고 빠지거나 오히려 힘으로 집어 던지는 괴력도 종종 내뿜었다. 호드리고 노게이라와의 1차전 당시에는 상위 포지션을 잡고 무지막지한 얼음 파운딩을 퍼부었다. 당시 호드리고 노게이라가 자랑하는 가드 포지션은 표도르 압박 앞에 무용지물이었다.

현재는 대부분의 옵션이 퇴화 내지는 봉인된 상태라 가까이에서 공방전을 벌이는 것도 위험하다. 표도르가 한창 때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도 없고, 미어가 힘에서 밀리는 장면도 그려지지 않는다. 표도르로서는 특유의 타격 센스를 살려 스탠딩에서 카운터를 꽂는 것이 최상의 결과다.

엉켜서 그라운드로 가게 되는 상황은 최대한 피해야한다. 서브미션 능력은 미어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서브미션을 들어가는 속도가 매우 빠르며 상하위 등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기술 구사가 가능하다. 실비아, 호드리고 노게이라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인정사정없이 상대의 팔을 부러 뜨려버리는 냉혹한 플레이로 악명 높다. 약물 적발 전과도 있다.

표도르는 젊은 시절 올라운드 파이터로 명성을 떨쳤다. 때문에 상대의 특성에 맞춰 매 경기 허를 찌르는 전략을 들고 나와 놀라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노장이 되어 신체능력이 떨어진 현재는 펀치 한 방에 의지하는 원 옵션 플레이어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마저도 위력적이지 않으며 맞붙는 상대 또한 표도르가 어떻게 나올지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하다.

사실 표도르가 꾸준하게 경기를 치르는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놀랍다. 그래도 표도르라 팬들의 기대는 크다. 표도르가 투혼을 불살라 거대한 주짓떼로 미어를 잡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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